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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착길 Oct 22. 2021

꽃 진 자리

순간이 말을 걸어오면


꽃 진 자리에

진물인지 눈물인지

투명한 방울 하나

떨어진 꽃을 보고 있다


활짝 피어 아름다웠으니

아름다워 기쁨을 주었으니

잠깐이라도 한 몸이었으니

눈물 한 방울 흘릴 만도 하지


마른 마음엔 물도 없으니

이유 없이 눈물이 맺힌다고

서글퍼하거나 부끄러워 말자

꽃 진 자리처럼 맑게 반짝일 테니





* 순간이 말을 걸어올 때마다 찍고 보고 생각하고 쓰다 보니 또 한 권의 브런치북을 만들 수 있었습니다. 꺼내놓은 마음들이 세찬 바람에 스러지지 않도록, 집 같은 책 안에 들여오고 싶었습니다. 흩어졌던 마음들이 한 데 모여 서로 토닥입니다. 그런 마음들을 따스하게 안아주고 싶은 가을입니다. 오늘도 순간의 말에 귀를 기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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