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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착길 Oct 16. 2021

작은 나무


공원과 화단에 뿌리를 내린

그 이름도 화려한 단풍나무가

까맣게 타서 쪼그라진 잎

때 이르게 떨군 채 앙상하다


봐주는 사람 없어 그랬을까

울긋불긋 물들면 우르르 찾아와

곁에서 함께 웃던 사람들이

자기바라보게 되어 그랬을까


안으로 향한 시선이

밖으로  나온 지 오래라

사람의 관심이 뜸한 이번 해엔

쪼그라들고 타들어가나 보다


어쩌면 바깥의 저 나무들도

사람의 온기가 필요한 게 아닐까

집안에서 키우는 작은 나무는

올해 유독 잎을 넓히고 꽃을 피운다 


밖에서 넓게 펼치고 아름답게 물들지 못했다고

슬퍼하거나 억울해하지 말아야 할까 보다

안에서도 넓게 펼치고 꽃 피울 수 있다는 걸

작은 나무가 보여주고 있으니, 이 가을에


잎이 작은 큰 나무와

잎이  작은 나무를 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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