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사다 히로시 글 / 이세 히데코 그림》질문을 따라가다
예닐곱 살쯤 되어 보이는 여자아이가 노란 장화를 신고 잔잔히 흐르는 물 위에 서 있습니다. 물을 들여다보는 아이의 모습과 《첫 번째 질문》이라는 제목이 묘하게 어울리는 그림책입니다.
아이의 첫 번째 질문은 무엇일까요. 책을 펼치기도 전에 제 안에 질문 하나가 먼저 생겨납니다.
나는 어떤 질문을 가지고 살고 있는가.
6학년 아이들에게 이 책을 읽어 주었습니다. 가장 마음에 드는 장면을 고르고 그 이유를 이야기해 보자고 했습니다. 아이들은 진지하게 자신의 장면을 붙잡고 저마다의 이유를 꺼내 놓았습니다.
이야기를 듣다 보니 아이들도 이미 각자의 질문을 안고 살아가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억지로 질문을 만들어 내지 않아도 이야기는 자연스럽게 이어졌습니다. 그림책 한 권이 아이들 스스로 위로를 찾아가게 하는 모습이 인상적이었습니다.
오래 머문 장면이 하나 있습니다.
커다란 나무가 눈으로 덮여있고 중절모를 쓰고 롱코트를 입은 중년의 신사가 그 나무를 바라보며 서 있는 장면입니다. 앞 장에서의 장면에는 여름의 무성한 잎이 있던 나무 앞에서 눈물짓던 소년이 있었습니다. 그 소년이 세상을 살다 세월을 건너온 장면처럼 느껴졌습니다.
이 장면 앞에서 또 하나의 질문이 생깁니다.
나는 어떻게 나이 들어갈 것인지 묻습니다.
브런치 작가라는 이름을 얻은 것은 저에게 기쁜 일입니다. 떠오르는 생각을 글로 남길 수 있고, 그 글을 읽어 주는 사람들이 있다는 것이 큰 힘이 됩니다. 잘 나이 들어갈 수 있겠다는 작은 기대도 생깁니다. 심심하지 않은 노년을 보낼 수 있겠다는 마음입니다.
목장모임에서였습니다. 누군가의 이야기를 듣다가 또 하나의 질문이 생겨났습니다.
믿음은 무엇인지 스스로에게 물었습니다.
자신의 아픔을 나누며 그 속에서 만난 하나님을 이야기하는 한 사람의 눈물이 그 질문의 시작이었습니다. 그녀에게 임하신 하나님을 함께 느끼고 있다는 것이 또렷하게 전해졌습니다.
아무도 사랑하는 사람이 없이 버려진 것 같은 날에도 나를 죽기까지 사랑하시는 하나님의 사랑이 마음에 스며드는 순간이 있습니다. 그 사랑으로 하루를 버텨내고 다시 살아가게 됩니다. 그리고 받은 사랑을 흘려보내고 싶어 집니다.
나에게,
그리고 내가 모르는 사람들에게,
나를 모르는 사람들에게
행복이란 무엇일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