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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세레꼬레 Nov 07. 2023

넌 안녕하니

소노 아야코 지음

사실 개인의 일상을 찬양하고, 자신에 대한 믿음을 가지면서 시류에 휩쓸리지 않게 살아감을 이야기하는

책들은 너무나 많아서 요즘은 그런 류의 제목이 지겨울 지경이다.

나는 소중하다, 나는 괴롭지 않다, 나는 오늘도 소소한 하루를 잘 보낸다, 행복은 거창한 곳에 있는 게 아니다

이런 이야기들은 어쩌면 삶은 꽤나 모두에게 괴롭기 때문에 애써서 위로하는 혹은 그 현실을 잊어보고 싶은

그런 마음을 자극하는 건지도 모르겠다. 스스로 주입하면서, 토닥거리다 보면 또 그렇게 하루가 지나가고

하루가 쌓여 한 달이 되고 하는 거니까.


퇴사하고 한 일 년여간은 이런 류의 책들을 자주 읽으면서 스스로를 되뇌고 있었다.

돈 버는 활동을 하지 않지만 일단 몇 달은 더 살아갈 수 있다.

하기 싫은걸 안 해도 된다.

그러므로 나는 행복하다.라고.


이제 퇴사 후 몇 년이 된 지금은 이런 류의 책들은 읽지 않는다.

왜냐면, 모든 일에는 양면이 있어서 나는 현재 돈이 없어서 괴롭기 때문에

미래에 대한 불안으로, 더 이상 이런 책들이 위로가 되지 않기 때문에.

그렇지만 왜 때문인지 아침마다 지하철을 타야 하고, 내가 고용인으로 일해야 하는

그 '회사'에는 가고 싶지 않아서 아직은 버티고 있는데 이제 버팀의 끝이 보이고 있어서 그게 슬프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어쨌든 이 책을 신간으로 도서관에서 만나게 되었는데.

이런 주제의 글을 써낼 수 있는 베테랑 작가답게 몇 가지 맘에 드는 구절은 역시나 바로 맞닥뜨릴 수 있었다.

무슨 공식처럼. 


굉장히 가볍고 뭐 뻔하겠지.

라는 고까운 마음으로 책을 읽기 시작했는데 짧은 분량이기에 금방 읽기도 하지만,


몇 가지 문장들은 마음속에 깊이 콕 박히게 되었다. 이런 것이 작가의 내공인가.

맘에 드는 페이지들을 글에 사진으로 올리면서, 간단한 리뷰를 마친다.

참 오랜만에 적는 독후감이네.


현재 나는 신의 선물을 받고 있는 중인데 마냥 기쁘진 않다
이건 정말 맞는 말인데 그 순간엔 매우 괴롭다
진정한 멋은 누구나 다 지닐 수 없는 것
 한 가지 방식과 목표를 끝까지 해내겠다는 마음은 사람을 힘들게 한다
위안이 되는 세 문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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