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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시드니 May 27. 2024

진짜 학벌 안봐요??

일단 저는 잘 안 봐요...



기업에서 선호하는 역량은

독해력과 파고드는 능력,

납기를 지키는 성실한 태도입니다.






조직개편 후로 새로 일하게 된 팀원이 있다. 요즘 이 팀원 덕분에 회사 오는 게 신바람 난다. 하나를 설명하면 열을 알고, 혹시라도 놓치거나 이해가 안되는 게 있으면 계속 찾아와서 묻고 본인이 100% 알 때까지 파고든다.


데이터를 발굴해서 인사이트를 찾는 우리팀의 Role을 생각해보면 이 팀원만큼 적합한 사람이 없다. 문득 새 팀원의 학력이 궁금해서 (공통점을 찾아 더 친해지고 싶어서) 인사기록 카드를 열어봤다. 새 팀원은 지방거점 국립대를 졸업한 인재였다.


팀원들이 4명인데 한명은 SKY 중 하나, 지방거점국립대를 졸업한 팀원 2명, 해외대학을 나온 팀원이 1명이다. 각자의 장점이 있지만 SKY를 나온 1명과 지방국립대를 1명을 비교해보려고 한다.


일단 SKY 출신은 정말 머리가 좋다. 과업을 던지면 '파파파파팍'이라는 단어가 떠올릴 정도로 업무처리가 빠르고 정확하다. 업무시간에 딱 집중해서 일을 하고 납기 안에 자료를 준다.


Top Management에서 가끔 어려운 과업을 던지는데, 같이 머리를 맞댔을 때 가장 ‘간단한’ 해결책을 찾아내는 것도 이 팀원이다. 이세상 효율을 다 품고 태어난 아이 같다고 할까. 다만, 자신의 이해도를 넘어가는 일이 떨어졌을 때는 고장이 난다. 회사라는 조직이 복잡한 원리로 돌아가는데, 그 중 Data에 기반하지 않은 일들이 많다. 그럴 때 이 팀원은 약간 놔버리는 경향이 있다. 마치 시험범위에 없는 공부는 안하는 느낌?


반면 지방국립대를 졸업한 팀원은 사고가 유연하다. 과업 범위 외의 이슈가 발생했을 때 새로운 관점을 끌고온다. 나와 팀원들이 우물 안에 갇혀 전전긍긍하고 있을 때 동그란 하늘에서 끈에 걸린 함지박을 던져주는 느낌이랄까. 예상치 못한 사고가 발생했을 때 좀 더 차분하게 일을 처리하는 느낌이다.


이런저런 말을 했지만, 직장생활을 하면서 지방국립대를 나온 인재와 SKY를 나온 인재 사이에 큰 역량차이는 못 느끼는 중이다. 나만의 생각은 아닌 것 같은 것이 회사에서도 블라인드 채용을 하고 있는데 뽑아놓고 보면 중상위권 인서울 대학과 지방국립대가 대부분이다. (다만, 인서울 하위권과 지방사립대는 잘 없는 것은 현실이다.)


일타강사 정승제, 조정식 선생님이 나오는 티처스라는 프로그램을 보고 있다. 대한민국=학벌사회를 증명하듯 인기가 많다. 나도 초등학생을 키우는 학부형이라 관심있게 보고 있는데, 그분들의 학벌에 대한 의견을 주는 부분에서 "나를 더 증명할 필요가 없다." 라고 말하는 부분을 봤다. 어느 정도 맞는 말이긴 한데, 조금 성급화 일반화 같다는 생각은 들었다.


돈을 굴리는 회사에서는 매일매일이 증명과 시험인데, 저분들의 관점이 맞다면 주요 기업 CEO나 임원들이 죄다 고학벌이여야 할 것이다. 대기업 중 하나로 분류되는 우리회사만 봐도 30~40명의 임원 중에 SKY는 열손가락도 안된다.


점점 줄어들다 보합세.


과업에 몰입해서 문제를 해결하고 성과와 연결시키는 능력이 회사가 원하는 역량인데, 이것이 바로 학벌과의 상관관계가 되진 않는다. 학력이 좋은 사람들이 성실하고, 문해력이 높은 건 맞지만 매일 요동치는 시장환경에 대응하는 유연성과 자기주도성까지 있는 경우는 많지 않다. 그것까지 갖춰진 인재들이 가끔 있는데 그것은 학벌보다는 가정교육의 영역이지 않을까 싶다.  


예민한 주제에 대한 개인적인 의견이니, 참고만 부탁드립니다. 지방국립대를 나온 팀원이 예뻐서 쓴글.



ps. 개인적으로 같이 일했을 때 좋았던 동료의 대학은 이문동, 장충동 소재였다. 학교에서 취업교육을 따로 하는지 궁금했을 정도. 수출쪽 일을 해서 물류쪽 인재들도 많은데, 인*대 아태물류학과 출신들 인기가 엄청나다. 일단 입사하면 서로 데려가려고 난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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