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원한 건 없으니까
지드래곤이 그랬지
영원한 건 절대 없다고
갑작스럽게 조직개편이 되고 부서가 바뀌었다. 프로젝트 팀장직은 내려놓게 되었고, 전략적 이니셔티브를 추진하는 부서의 실무자로 이동했다. 새로 배치된 파트는 직장생활 하면서 한 번도 해본 적이 없는 업무였다. 다소 당황스럽긴 했지만 내용 면면을 살펴보니 결국 내가 하던 영업쪽과 시너지가 필요한 부문이라 하던 일의 연장선상의 업무를 하게 되었다. 그럼에도, 본부 자체가 바뀌어서 낯선 느낌은 있다.
발령문이 뜨고, 몇몇 사람들의 우려섞인 목소리가 들렸다. 새로 배치된 본부의 상사들이 기존 내가 속한 조직과 성격이 완전 다르다는 것. 기존 소속되었던 해외영업파트는 실무 중심이라 의사결정이 빠르고 실제 잡히는 일 중심으로 돌아갔는데, 새로 소속된 전략파트는 실무도 중요하지만 C레벨 소통과 외부 자문사를 리딩하는 역량이 필요하다.
해외에 물건이나 팔던 나에게 이런 어려운 일을 시키다니. 두려움이 앞선 건 사실이다. 업의 용어도 완전히 바뀌어버린 상황이라 공부도 새로 시작해야한다. 그럼에도 생각보다 마음이 담담했다. 일도 상사도 바뀌어버린 상황인데 마음이 생각보다 차분해서 나도 곰곰이 생각해봤다. 파도 속에 휘말린 상황인데 왜 마음이 잠잠 할까.
내 마음이 왜 잠잠하지
내가 아직 부족하니까
마음이 잠잠한 이유는 내가 부족한 사람이기 때문이다. 한 본부에 10년 넘게 있었음에도 그 분야의 전체를 파악하지 못했다. 성과를 내 본적은 있지만 동일한 노력으로 일정한 결과를 얻었던 적도 없다. 매번 열심히 하지만 결과는 항상 다른 시장환경에서 나에 대한 자신감 보다는 시장과 소비자에 대한 경외심만 남았다. 아직 부족하고 고민만 가득한 상태인데 외부환경이 바뀌는 게 중요한가. 시선은 나를 성장시키는 쪽으로 맞추는 게 맞다 싶었다.
물론 새로운 상사에 대한 두려움도 있다. 지금까지 내가 해온 일을 평가절하 할 수도 있고 나와 안 맞는 업무스타일을 가질 수도 있을 거다. 하지만 "세 사람이 함께 길을 가면 거기에는 반드시 나의 스승이 있다."는 공자님의 말씀처럼, 새 상사와 업무를 하면서 나보다 나은 부분이면 골라 배우고, 못한 것이 있다면 타산지석으로 삼으면 될 것이다.
결정적으로 영원한 건 절대 없다. 만약 시련의 시기가 찾아온다고 해도 견딜만한 시련이면 그 시간을 받아들이면 되고 견디기 어렵다면 변화를 모색하면 되는 것이다. 무엇보다 나의 시간이 쌓아올린 단단한 성을 믿는다. 거센 바람이 불어도 절대 무너지지 않을, 내가 오랜시간 쌓아놓은 나의 것들을 믿으면서 초행길을 담담히 걸어 가야겠다.
Carpe Diem
오늘을 즐겨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