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학 박사의 알쓸신 ’집(家)’ 26회 2022년 1월
2021년의 높은 상승률을 기록한 지역들
아파트 시장에서의 매수심리가 위축되고 있습니다. 지난해 집값이 급등한 지역을 중심으로 가격 하락세가 나타나고 있습니다. 수도권, 서울에서 아파트 값 상승률 1위였던 노원구와 경기도에서 아파트 값 상승률 1위였던 의왕시의 매매가격이 일제히 하락 전환 한 모습입니다.
주식시장에서는 보통 대장주에 올라타라는 충고들을 많이 합니다. 대장주에 올라타야 많이 오르고, 그에 따라서 높은 성과를 거둘 수 있기 때문이겠죠? 그렇다면, 작년에 수도권에서 성과를 통해 살펴본다면, 아마도 노원구와 의왕시일 겁니다.
한국부동산원, 주간 아파트 가격동향 서울/경기 지역들 하락전환
13일 한국부동산원이 발표한 ‘주간 아파트 가격동향’에 따르면, 이달 10일 기준 서울 아파트 매매 가격은 일주일 전보다 0.02% 올랐습니다. 전주(0.03%) 대비 상승 폭이 0.01%포인트 줄어든 것으로 2020년 11월 23일(0.02%) 이후 최저치입니다. 지역별 상승률을 보면 서울은 성북·노원·은평·금천구가 0.01%씩 하락했고, 마포·강북·도봉구는 보합(0%)을 기록했습니다. 경기도의 경우 시흥(-0.07%), 하남(-0.02%) 등 5개 시·구의 가격이 하락했는데, 의왕(-0.02%)이 하락 지역에 포함되었습니다.
노원구는 지난해 아파트값 상승률이 9.83%로 서울 1위였고, 의왕시는 GTXC노선 연결이 확정되면서 지난 한 해 아파트값이 38.56% 급등, 한국부동산원 조사에서 전국 상승률 1위를 차지한 곳입니다.
대장 지역이 무너지는가?, 왜 여기부터 무너지는가?
우리는 2021년 보다 시야를 조금 넓힐 필요성이 있습니다. 그리고 가격 뿐 아니라 가격에 변화를 주는 요인들도 살펴볼 필요성이 있습니다. 최근 들어 주택 시장의 변곡점을 만들어 낸 것은 절대적인 가격 레벨이 높다는 점도 있겠으나, 트리거가 된 것은 금리 인상과 대출 규제입니다.
유동성 환경을 살펴보면 15억 원 이상의 고가 아파트는 현재 주택 구입시 주택담보대출이 불가능합니다. 그리고, 작년(2021년)과 재작년(2020년)은 전례 없는 저금리 상황이었습니다. 이 두 가지 요인은 지난 2년 간의 시장 분위기와 색깔을 바꿨다고 판단합니다.
2014년부터 5년간 서울 내 상승률 1위는 영등포구, 경기에서는 분당
2014년부터 5년간 서울 내에서 상승률이 높았던 지역은 영등포구, 강남구, 양천구였습니다. 경기도에서는 성남시 분당구, 광명시, 과천이었습니다. 수도권 내 상승률이 높았던 지역들은 상대적으로 우수한 주거환경을 제공하는 지역이었습니다. 반면, 2020~2021년 2년간 서울 내에서 상승률이 높았던 지역은 노원구로 +49.3% 상승했고, 경기도에서는 고양시 덕양구가 60%를 상회하는 상승률을 기록했습니다(KB지수).
지역 별 교통 호재나, 정비사업에 따른 호재들이 지역 상승률에 영향을 준 부분도 있으나 전반적으로 2020년 이전에는 우수한 입지가, 이후에는 상대적으로 소외지역 및 수도권 내 중저가 가격대가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습니다.
이번 상승기에서 상승의 원인을 펀더멘털과 유동성으로 구분해볼 필요
주택 가격 상승의 원인을 펀더멘털(거주환경 개선/수요 증가)과 유동성(저금리, 완화적인 대출 기조)으로 구분해서 볼 필요가 있습니다. 고가주택에 대한 강력한 대출규제가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금리인상의 영향이 비(非) 고가주택에 집중될 것임은 쉽게 예측할 수 있었습니다.
자산 가격 상승에 따른 금융안정 목적의 금리인상의 타깃은 애초부터 ‘낮은 금리를 바탕으로 유동성의 힘으로 급등한 지역’이었을지도 모릅니다. 강남 아파트가 상대적으로 견조한 것은 ‘강남’이 ‘불패’이기 때문이 아니라, 유동성의 도움 없이 움직인 지 오래라, 유동성이 꺼지는 것의 영향을 덜 받는 것일 수도 있겠습니다.
주택 시장에 신규 진입 혹은 갈아타기를 하는 경우 관심 지역의 상승이 차별적인 대출규제와 유동성의 힘이었는지 주거 환경 개선의 힘이었는지 생각해볼 필요가 있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