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내 점심에 뭐 먹을래?
나 부대찌개나 먹을까?
아내 또 술 마시려고 그러지? 작작 좀 마셔.
부대찌개는 술을 마실 때 넉넉한 안주가 된다. 면발이 익으면, 먼저 건져내 먹으면서 속을 채우고, 소시지와 두부는 안주로 삼는다. 술값마저 부담이 없다. 1인분에 7천 원인 부대찌개를 2인분 시키고, 막걸리나 소주 한 병은 3천원이니 전부 2만원도 채 안 된다.
부대찌개가 보글보글 끓을 때 소주를 시킬지, 막걸리를 시킬지 행복한 고민에 빠진다. 주말 낮에 집 근처 음식점에서 마시는 술은 일상의 여유를 느끼게 해 준다. 술기운에 흥이 나면, 해안가 바위에 걸터앉아 갓 잡은 멍게나 해삼을 맛보는 사람도 부럽지 않다.
라면 면발로 배를 채우고, 라면 국물을 안주 삼아 술을 마시는 친구가 있다. 그 정도로 1년 365일 술을 마신다. 그 친구가 "낮술은 아무 하고나 마시는 게 아냐"라고 말했다. 그러고 보니 맞는 말이다. 아무에게나 대낮에 “술 한 잔 하자”라고 말할 수 없을뿐더러 아무 하고나 낮술을 마시고 싶지도 않다.
“낮술은 아무 하고나 마시는 게 아냐” 그 말을 생활신조처럼 여겼던 친구가 정작 이제는 주말에도 거래처 사람들을 접대하느라 골프를 치거나 등산을 한 뒤 낮술을 마신다.
그 사람들과 마시는 낮술이 어떤 맛일까? 피에로처럼 즐거운 척 연기하면서 비위를 맞춰줘야 되니 피곤하겠지. 얼른 일 끝내고, 집에 가서 혼자 편안히 술을 마시고 싶겠지. 별다른 안주 없이 라면 국물에 소주를 마셔도 그때 술맛이 제대로 나겠지.
- 어렸을 때는 단맛을 좋아하지만, 어른이 되면 블랙커피와 술처럼 쓴맛을 좋아하게 된다. 인생의 쓴맛에 길들여져서일까? 다시 아이스크림처럼 단맛을 좋아하면, 삶이 조금은 달달해지려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