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hapter 2. 부동산이 만든
한국형 부자

'한 채의 위력'

by Yun

한국 고액자산가의 형성 과정을 이야기할 때 부동산은 절대 빠질 수 없는 키워드다. 특히 ‘한 채’의 힘이 만들어낸 자산 증식 사례는 한국 사회에서 부의 출발점이자 가장 상징적인 부자 탄생 경로로 자리 잡고 있다. 복수의 주택을 보유해서가 아니라, 아주 전략적인 한 채가 수십 년 후 인생 전체의 자산 지도를 바꿔 놓은 것이다.


2000년대 초중반, 서울 강남권 혹은 마용성(마포·용산·성동) 지역에 아파트를 보유한 개인들 중 일부는, 특별한 투자 없이도 수십억 원의 자산을 보유한 부자가 되었다. 예를 들어, 2003년에 강남구 대치동 은마아파트를 4억 원에 매입한 사람이 2025년 기준으로 실거래가 기준 약 30억 원을 넘어서는 자산을 보유하게 된 것이다. 단 한 채가 7배 이상 오른 셈이다. 그리고 이처럼 ‘그냥 살고 있었을 뿐인데’ 발생한 자산 증식은 금융 자산이 아니라 실물 자산인 부동산을 통해 이루어졌다는 점에서, 매우 한국적인 부자 형성 경로다.


이러한 현상이 반복되면서, 다주택자나 전문 투자자가 아닌 일반 거주자 중에서도 ‘우연히’ 부자가 된 사람들이 등장하기 시작했다. 단지 오래 거주했고, 그 지역을 떠나지 않았으며, 정책 변화에 따라 팔지 않고 버텼다는 이유로 자산가가 된 것이다. 여기서 중요한 포인트는 ‘주택 수’가 아니라 ‘위치’다. 다시 말해, 부동산 보유 수량이 아니라 어떤 지역, 어떤 입지, 어떤 타이밍에 있었느냐가 결정적인 차이를 만든다.


특히 1주택자의 경우, 정책적으로도 각종 혜택을 받을 수 있어 실질 자산가치가 더욱 공고해진다. 대표적으로 양도소득세 비과세 기준을 충족할 경우, 실거주 2년을 채운 1주택자는 수억 원의 시세 차익에도 불구하고 세금 부담 없이 자산 실현이 가능하다. 이런 구조 속에서 1주택자는 고액자산가로 전환되기에 훨씬 유리한 조건을 가진다.


실제 자산가들의 구성에서도 이런 경향은 명확하게 보인다. 다수의 HNW 고객들이 ‘임대 수익 목적의 복수 주택’보다 ‘보유 부동산의 시세 차익’을 통해 자산가가 되었고, 그 중 많은 수가 “강남에 집이 있었던 것”이 전환점이었다고 회고한다. 이는 한국형 HNW의 전형적인 시작 지점이며, ‘전통형 자산가’의 중요한 특징이다.


더불어 이러한 부동산 자산의 특성은 유동성과는 별개로, 고액자산가의 ‘심리적 안정감’을 제공하는 중요한 자산이기도 하다. 예금은 줄어도, 부동산이 있는 한 나는 부자라는 확신. 그리고 시장이 조정되더라도 ‘결국엔 다시 오른다’는 경험에 기반한 믿음은, 부동산 중심의 자산 구조를 더욱 견고하게 만든다.


따라서 한국의 고액자산가를 이해할 때, 단순히 복수 주택 보유 여부보다 ‘한 채의 위력’이 만든 자산 상승 곡선과 그것이 만들어낸 심리 구조를 먼저 살펴보는 것이 중요하다. HNW 고객에게 부동산은 자산 분류 중 하나가 아니라, ‘나를 자산가로 만든 실질적 기억’이며, 이 감정은 단순 수치 이상의 의미를 가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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