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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마미의 세상 Apr 07. 2021

여의도 샛강에서의 3.5 한강길 기후 투어

기후 시민

여의도 샛강은 초봄이 가장 예쁘다. 작은 바람이라도 불어오면 봄볕에 반짝이던 갈대들의 소곤거림이 커지고 한껏 늘어뜨린 연둣빛 버드나무는 수줍음 타는 소녀가 춤을 추듯 살랑거린다. 그 아리따운 모습을 간직하고자 살짝 눈이라도 감아버리면 마음은 이미 타임머신을 타고 꿈 많은 학창 시절 가슴 콩닥이던 때로 돌아가 버린다.  



파란 하늘과 나무 사이로 빽빽하게 들어선 고층 건물들을 보고서야 이곳이 도심 한복판임을 깨닫는다. 썰렁한 건물 숲 사이 검은 아스팔트만 오가다가 잠시라도 푸른 숲을 보며 지친 눈에 생기를 넣어주고 흙내음도 맡으며 도심의 허파와 같은 샛강을 유유자적하게 걸어본다.



우연히 참여하게 된 기후 투어는 우리나라 최초의 생태공원인 샛강에서 새와 나무를 관찰하며 그들의 변화가 기후 때문이었음을 깨닫고 문제의 심각성을 일깨워 주고자 한 것이다.



기후 변화가 새에 끼치는 영향

전 세계에 만여 종의 새가 있는데 그중 우리나라에서 관찰되고 있는 새는 약 550여 종에 달한다 한다. 텃새 90여 종에 남반구에서 북반구를 오가는 철새까지 포함된 숫자다. 이곳 샛강에도 참새 까치 직박구리 외에도 딱새 촉새 박새 등 10여 종의 새들이 터를 잡고 살고 있는데 요즘은  대만의 텃새인 검은 이마 직박구리까지  관찰되기도 하는데 이는 우리나라가 전보다 따뜻해져 아열대성 기후를 띠고 있기 때문이란다.


직박구리


철새들은 보통 온도를 인지하는 DNA에 따라 이동을 하게 되는데 그 이동시기가 2주나 빨라졌다. 겨울이 짧아지고 따뜻해짐에 따라 오래 머물던 겨울 철새들은 짧게 머무는 반면 여름 철새들은 오래 머물게 되었다. 


과학자들이 걱정하는 것은 생태학적 시기의 불일치다. 기후 온난화가 사람 나무 곤충에 미치는 영향이 각각 다르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여름 꾀꼬리 (여름 철새)가 열대 지방에서 새끼를 낳아 키우려면 많은 먹이가 필요하기에 우리나라 등으로 2주 일찍 왔으나 새의 먹이가 되는 곤충이 아직 크지 않아 먹이가 될 수 없거나 곤충이 더 빨리 자랐다면 성충이 되어 새들이 잡아먹을 수 없게 된다. 


이러한 시기의 불일치는 새들은 굶어 죽게 하고 곤충이 많아지면 숲이 망가지게 되고 그 대책으로 농약까지  뿌려야 하는 문제가 발생하게 된다. 이것이 꽃과 벌의 이야기라면 우리의 식량이 되는 식물들이 열매를 맺지 못하게 되는 것이다.


새들은 물에서 목욕을 하는데 이곳 땅에서도 흙 목욕을 함으로써 몸에 붙어 있는 벌레 등을 떼어 낸다 한다. 움푹움푹 패인 것은 몇 마리의 새들이 함께  목욕했던 흔적이다.


곳곳에 다리가 놓여 있어 구석구석까지 탐방할 수 있다.

육식이 지구 온난화에 끼치는 영향

우리의 식탁에 고기가 올라오려면 우선 초지를 개발하기 위하여 벌목이나 소각이 이뤄져야 하는데 이때 많은 이산화탄소의 발생 및 화학비료의 사용으로 지구가 오염되게 된다. 또한 동물성 지방의 섭취에 따른 성인병까지 얻게 되니 육식보다 채식을 하는 것이 우리의 건강을 지키며 지구 온난화를 줄일 수 있는 방법이다. 


점심 식사로 주어진 채식 도시락은 야채 반찬으로 채워졌다. 허전한 느낌이 없지는 않았으나 조금이나마 건강해진 느낌이 들며 좋은 일도 한 것 같아 뿌듯하다.



  인천 앞바다가 만조시에는 샛강도 물이 차오른다 한다. 



뜬금없이 보이는 거북이는 아마도 불자들이 한강에 방생한 것이 올라오지 않았나 싶다.


도시 숲이 필요한 이유

강기슭에 자생하는 갈대습지는 물의 유속을 감소시키며 대기 중 가스를 수중에 전달하여 식물의 침수된 부분으로 산소를 전달함으로써 수중의 유기물을 분해하는데 필요한 산소의 양을 높여 수질을 정화시켜준다. 또한  도시 숲은 눈을 즐겁게 할 뿐만 아니라 온실가스와 뜨거운 대기 온도를 낮춰준다. 실제로 1996년 여의도 숲이 조성되기 전에는 주변 평균 온도보다 2.5도 정도 높았으나 2015년에는 0.9도 정도 낮아졌다 하니 도시 조성 시 빼놓지 말아야 할 것이 숲이다.


태풍 링링 때문에 쓰러진 나무에서도 봄의 새싹이 움트고 있다


자연 방치된 공원의 모습은 마치 원시림에 들어온 듯하다.


수령이 꽤나 된 뽕나무는 잠원동으로부터 여기까지 흘러오지 않았나 하고 추측한다.


오늘의 나무 심기는 새들이 나무의 열매를 먹고 똥을 싼 것 중에 씨앗이 섞여 있다가 나무 근처에 뿌리를 내려 자라고 있는 새끼 나무들을 화분에 옮겨 심는 것이다.  옮겨 심은 새끼 나무는 다른 곳에서 배양 후 넓은 땅에 다시 옮겨 심는다 한다. 처음 해보는 삽질이 서툴기는 했으나 정성껏 옮겨 심은 나무가 잘 자라 어디선가 큰 나무가 되었으면 좋겠다.


뿌리가 다치지 않도록 조심스럽게 채취해서 화분으로 옮겨 심는다.


인간이 무분별하게 에너지를 사용함에 따른 지구 온난화는 현재 지구 곳곳에서 홍수 폭우 태풍과 같은 이상 기후를 일으키고 있다. 또한 기온 상승으로 녹아내린 빙하는 해수면을  높여 바다 근처 낮은 곳에 위치한 나라들은 벌써 섬 몇 개가 이미 지도에서 사라졌다 한다. 생태계에 작은 금이 가고 있다. 우리는 이 경고의 소리를 놓치지 말아야 한다.


이산화탄소가 배출되지 않는 수력 풍력 원자력 등으로 에너지를 개발하는 전문가의 노력도 필요하겠지만 자동차 운행의 축소, 일회용 용기 등의 사용 자제, 채식 위주의 식사 등 우리가 실천할 수 있는 작은 것부터 실행해야겠다.


봄기운 가득한 샛강에서의 기후 체험은 독특했고 많은 것을 생각하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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