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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새피디 Dec 19. 2016

햇살 좋은 날, 당일치기 강릉여행

겨울바다 보러 갔는데 음식 사진이 더 많네

여행이 너무나 가고 싶은데 휴가를 낼만한 사정도 안되고 연말 시즌의 비행기 값을 감당할만한 주머니 사정도 못된다.


그래서 지난 주말, 당일치기 강릉여행을 다녀왔다.



새벽에 출발하자고 했으나 나는 역시 늦잠을 잤을 뿐이고.. 8시가 다 되어 서울에서 출발!



시장한 배를 부여잡고 <해미가>라는 곳에 갔다. 물회 맛집이다. 사실 바닷가에 간 만큼 대게나 횟집에 가려고 했는데 바가지가 엄청나서 포기했다. 대게 2인에 기본 13만원, 횟집도 2인 정식에 10만원이 넘는다. 블로그 맛집 검색도 광고글로 점령당한 것 같아 유명하다는 곳은 일부러 선택지에서 뺐다. 짝꿍이 열심히 찾은 숨겨진 맛집 중 한 곳인 해미가. 결과는 대성공!



물회 1인에 12000원인데 2인부터 주문 가능하다. 물회와 수육, 전, 미역국, 공기밥이 나온다. 수육은 고기냄새 민감한 내가 먹기에 약간 비렸지만 물회는 정말 맛있었다. 바다 근처에 살아 여러 종류의 물회를 먹어본 짝꿍도 대만족. 너무 심하게 새콤달콤한 초장물회보단 덜 자극적인 맛이었다.

 


신기하게 수육에 양배추초장무침을 곁들여 먹는다. 



날씨가 이렇게도 좋을 수 있단 말인가!

저번주 목-금만 해도 영하 10도까지 내려가는 강추위였는데, 이 날 강릉 경포바다의 기온은 정확히 영상 10도. 오리털 패딩을 입지 않고도 따뜻했다. 게다가 하늘엔 구름 한 점 없었다. 신의 선물처럼 느껴진 겨울바다에서의 한 시간.



파도에 휩쓸리지 않은 발자국들이 총총총.



사진으로는 십분의 일도 담을 수 없는 드넓은 바다.



햇빛이 강해 그림자도 선명했다.

'나 왔다 갔소' 흔적을 남겨보지만 발자국은 파도에 그림자는 발걸음에 모두 사라지고 역시 사진만이 남았다.



돈 주고도 볼 수 없을 것 같은 끝내주는 바다 풍경 앞에서 그네 벤치 점령!



강릉의 명물, 테라로사에 가는 길.

함박눈이 내린 강원도의 한 장면.



테라로사는 역시나 사람이 많다. 30분 정도 대기한 뒤 들어갔다. 커피 맛을 잘 모르는 나는 그냥 아메리카노 클래식 한 잔. 커피 좋아하는 짝꿍은 이름 모를 드립 한 잔.



커피보다 더 중요한 건 바로? 빵이지. 암요암요. 테라로사의 티라미수는 환상적이다. 호밀에 페타치즈가 들어간 저 빵도 맛났다. 나중에 레몬치즈케이크도 추가했지만, 음 역시나 티라미수가 최고다. 테라로사는 생각보다 가격이 착하다. 케이크도 5천원 정도.



돼지 같아 보였겠지만..... 어쩔 수 없어...... 언제 또 올 수 있을지 모르니까.



(당연히) 배가 고프진 않았지만 맛있는 저녁을 먹어야 한다는 일념 하에, 또 다른 맛집을 찾아갔다. 날씨가 따뜻했지만 해가 지기 시작하니 제법 추웠는데도 사람들이 줄을 서있었다. 나와 짝꿍도 한 시간동안 줄을 섰다. '대체 얼마나 맛있길래'를 수십번은 내뱉으면서.



서울에서는 좀처럼 먹기 힘든 '꼬막무침 & 볶음밥'이다. 집에서 엄마가 해주신 꼬막 무침을 몇번 먹어보기는 했지만 꼬막 손질이라는게 쉬운게 아니라서 자주는 못 먹는다. 그 쫄깃한 식감에 짭조름한 양념이 더해지면 그만한 밥도둑이 없는데. 그래서 이렇게 많은 양의 꼬막을 맘껏 먹을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엄지네 포장마차는 가볼만 하다. 2인분(3만원)인데 양이 이렇게나 많다. 고추가 섞여있어 혹시 모를 비린 맛도 잡아주고 감칠맛은 더 돋궈준다. 짝꿍도 배가 불러 죽겠다고 했지만 결국 '고추 땜에 계속 먹게 된다'는 핑계로 저 큰 접시를 다 먹었다.



볶음밥도 고소하니 맛있다. 꼬막을 무친 양념에 참기름을 넣고 비빈 것인지 불에 볶은 것인지는 모르겠으나, 정말 맛있다. 아..... 배가 부르지 않았다면 정말 더 많이 먹을 수 있었을텐데. 찬은 10가지가 나오는데 시골 백반집 반찬 맛이다. 생각할수록 또 가고 싶은 곳.




'시간과 위장의 여유가 더 있었더라면 감자 옹심이까지 먹고 오는건데'라고 끊임없이 왕성한 식욕을 자랑하며 서울로 돌아왔다.


이렇게 바람을 쐬고 오면 휴대폰 사진첩도 무료한 일상도 한층 풍요로워져서 좋다. 기적 같이 좋았던 날씨가 신의 한수였지만. 가끔 이렇게 훌쩍 떠나는 국내여행도 시도해봐야겠다.


(위장부터 단련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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