멀리서 오는 것들이 그러하듯 기다림으로 충분한 것들이 있다.
아마도 사랑은
그 노을이나 바람에 실려오는 흔적만으로 이미 완성되어 있는지도 모른다.
멀리서 오는 것들은 결국 오지 않음으로 영원한 사랑이 되는 것인지.
새벽의 파도가 안고 오르는 기억과 젖은 태양이 눈을 감는 찰나의 어둠은
이미 사랑이고도 남음이 있을 테니.
기어이 다시 오지 못하는 길 위에 피고 지는 기특한 별꽃들이 사랑이 아니면 무엇인가.
울어야 오는 것이, 아파야 오는 것이 그렇듯이
멀리서 오고 있는 것이다.
그러니 지금은 한순간조차 사랑이라고 , 한숨조차 사랑이라고 말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