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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

by 혜령


아마도 나는 태어나면서부터 궁금했던 것 같다.

진짜 내가 사는 우주가 바로 나인가에 대하여. 때로 반문하고 의심했으며 회유하고 부정하기도 했다.

가을이 왔는데 확신의 문에 도착했다.

나 이외의 사람과 하나 될 수 없는 저주 같은 것이 있나 생각도 했지만, 무수히 회자되는 하나 됨의 전설은 그다지 중요한 것이 아니었다.

그런 희망, 그런 노력이 거름이 되었다면 다행이다.

혼자를 생각하는 용기를 찾은 나는 세상을 향하는 중이다.

이런 생각 나만 하는 것이 아니라고 확인하니 부자가 된듯하다.

나를 사랑해도 된다고 가장 사랑해도 된다고 한다.

목 터지게 부르고 돌아오는 메아리가 없어도 나를 사랑할 수 있다고 한다.

이런 말을 들으려고 그 많은 터널을 지나온 것이다. 그 깊은 강을 건너온 것이다.

내 상처만 챙겨 들고 산을 넘고 있다.

가을은 이렇게 시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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