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을 펴서 읽기 전에 오래 본다.
제목에 스미고 얽혀있는 길을 본다.
그것은 정신없이 엎질러져 있으면서 다듬어져 있고 질퍽하게 젖어있으면서 묻지 않을 만큼 말라있다.
그래서 날카롭지 않은 말인데 맘이 베이고 큰소리도 아닌데 가슴이 얼얼하다.
오래 울고 난 후 딸꾹질의 여운에 지친 듯 잠이 오는 것이다.
훌훌 다 울고 난 것 같지만 잠시 떠나는 것일 뿐 아마도 다시 돌아와 마음을 베겠다며 인사를 남기지 않는 것이다.
제목이 늙지 않아 더 오래 떠나고 그 서슬에 나는 자꾸 베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