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 모든 아이는 안전할 권리가 있다

by 유이배

아이를 낳기 전 나는 부모의 마음을 당연히 알지 못했다. 당장 나를 낳은 내 부모의 마음도 알지 못했는데 전혀 남인 아기들의 부모의 마음은 더더욱 알 길이 없었다.


그러다 어느 날 돌이켜보니 나는 한 생명의 엄마가 되어 있었다. 그런 내 앞에 놓인, 내 몸에서 잉태되어 그 몸을 뚫고 저만의 세상을 살겠노라 태어난 아이는 온전히 내게 의지를 하는 나약한 존재였다.


그 어떤 포유류도 인간만큼이나 무방비 상태로 태어날까. 아무것도 하지 못하는 하염없는 존재를 먹이는 것도, 누이는 것도, 만지는 것도 모든 것이 조심스러울 밖이었다.


나는 한동안, 아니 지금도 때때로 극심한 공포에 시달린다. 행여나 나의 행동이 이 연약한 아이에게 치명상을 입힐까 하는 공포.


신생아를 키울 때 나는 잠을 거의 제대로 못 잤다. 나의 숨결이 아이를 불편하게 할까 봐, 나의 뒤척임이 아기를 깨울까 봐, 내가 먹인 우유가 혹시나 잘못되어 아이를 힘들게 할까 봐, 내가 시킨 트림이 충분치 않을까 봐서. 모든 행동에 예민함이 실렸고, 그 누구라도 아이에게 해를 끼친다면 나는 기꺼이 날을 세워 공격할 준비도 되어 있었다.


이 예민함은 살면서 단 한 번도 경험해보지 못한 간절함이었다. 나는 내가 만들어낸 새로운 생명을 지키는데 온 정신을 할애했다. 어디 나만 그럴까. 세상 대부분의 엄마들이 자식 앞에 같은 마음일 것이다.


요즘 도무지 글을 쓸 수가 없었다. 운동도 통 못했다. 먹는 것을 제대로 소화해내지 못했다. 밥을 먹다 동료 앞에 운 적도 있었다. 술에 취해 기억도 나지 않는 슬픔에 흐느꼈다.


최근 뉴스에 나온 아이들의 죽음에 마음이 무너졌다. 분노했다. 보건복지부, 경찰청, 지자체, 어린이집 관계자들. 그들의 안일함이 낳은 비극이었다.


간절함으로 새 생명의 매일을 지켜냈을 또 한 명의 엄마다. 예상치 못한 순간에 닥친 온몸이 뒤틀리는 비극을 견뎌야 하는 그녀의 마음을 생각하면서 세상 모든 엄마의 마음이 허물어졌다.


아이들을 지키고 싶다. 모든 허무한 비극을 막아내고 싶다. 막아낼 능력이 내게 도무지 없다면 부디 피하고 싶다.


엄마가 되면 강해진다고 하지만, 이런 순간들에는 더없이 무력해진다. 그 무력감은 결국 세상을 향한 돌팔매질로 이어질 밖이다.


부디 바란다. 모든 꽃 같은 아이들이 보호 속에서 살아가길. 사랑을 받아 늘 행복하길. 안전하게 하루를 버티길. 하루의 끝을 가족의 품에서 마무리하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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