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 내 영혼을 치유하는 사바사나

by 유이배

더위를 타지 않는 내 몸도 올여름은 견뎌내기 힘들다. 숨 쉬기조차 버거운 끈끈한 온도 속에 살다 보니 의욕이 바닥을 쳤다. 에어컨이 돌지 않는 곳은 단 한 발자국도 나가기 싫어, 운동을 일주일 동안 가지 않았다.


목과 어깨가 뻐근해졌고 손목이 욱신거리고 가까스로 펴내고 있던 햄스트링은 다시 굳어져 가는데도 운동을 쉬었다. 내 몸을 끈끈하고 불쾌한 공기 속에 던지는 것이 피로한 몸보다 더 싫었기 때문이다.


그러다 마침내 오늘에서야 다시 요가원으로 향했다. 미세하게나마 기온이 낮아진 것 같았고, 무엇보다 내 목이 더 이상은 버티기 힘들다고 말하는 것 같아서다.



1주일 만에 다시 돌아온 요가원에서 매트를 깔자마자 소(Cow) 자세와 고양이 자세를 했다. 굳은 근육의 곳곳이 상쾌한 비명을 지르는 것이 들린다. 우타나사나와 아르다 우타나로 햄스트링을 쭉 늘여본다. 지난주 한창 열심히 할 때 제법 우뚝 솟기도 한 엉덩이가 역시 다시 주저앉은 모양새다.


어쩔 수 없지. 몸은 정직하니까.


그래도 좋은 점도 있다. 오랜만에 돌아오니 요가가 내 몸에 미치는 영향을 더 예민하게 받아들일 수 있게 된다.

숨을 들이마시고 내쉬세요. 머릿속의 잡생각을 잠시 거둬내고, 오늘 이 한 시간만 이라도 나 자신에게 집중해 보세요.

오늘따라 강사님이 하시는 말도 내게 딱 필요한 말이다. 머릿속에 복잡한 잡념들을 잠시 뒤로 미루고, 나는 내 근육에 집중했다.


스트레칭할 때 불편한 지점들이 있다. 요가에서는 바로 그 부분을 깊게 바라보라고 표현한다. 나는 그럴 때면 내 신체의 불편함 들을 지긋이 당겨내 본다. 묘하게도 내 몸과 내 영혼이 대화를 하는 느낌이 드는 순간이다.


내 영혼은 늘 어제 내가 했던 말을 후회하느라 분주하고, 오늘 낮에 들었던 불쾌한 타인의 말들을 곱씹으며 불쾌감을 표출하느라 산만하다. 그런데 요가를 하면 이미 지나가버린 순간에 머물러 자꾸만 내 자신의 기분을 언짢게 만드는 생각들을 밀어내고 내 신체에 머무는 기분 좋은 통증들에만 집중하게 된다.

복근을 만들어내기 위해 땀을 뻘뻘 흘리는 순간, 해먹으로 허벅지를 휘감아 몸을 위로 끌어올리는 순간, 그 순간의 고통들이 지나고 나면 부산했던 영혼도 제법 차분해진다.


그리고 마침내 사바사나. 아마도 요가를 하는 모든 이들이 좋아할 이 동작. 에너지를 소진한 신체를 매트 위에 가라앉게 만들면 이미 차분해진 영혼도 바닥으로 같이 내려온다. 꽤 깊이 지금 내 상태를 돌이킬 수 있는 순간이다.


'나 괜찮지 않구나'

'많이 괜찮아졌다고 생각했는데 여전히 힘든 부분이 있구나'

'아프구나 내가'

'불안하구나 아직'


내 영혼의 한 귀퉁이가 여전히 멍이 들어있다는 것을 인정하고 나니 마음이 한결 홀가분해진다.


살면서 상처받는 순간들이 얼마나 많은데. 몸은 눈에 보이는 근육이라도 만들면 강해진다 하지만 보이지 않는 영혼은 소홀해지기가 참 쉽다. 그래서 더더욱 사바사나의 시간 동안 나는 내 영혼을 쓰다듬어 주어야겠다라며 나만의 처방을 내렸다.


다시 요가를 해야 할 이유들이 불끈 솟아오른다. 사실 요가 강사가 되겠다고 마음먹으면서부터는 수련 시간에 괜한 욕심이 차 들어오고 있었다. 얼른 남들보다 잘 해야지. 제법 어려워 보이는 동작도 이제는 완성해내야 하지 않을까 하는 욕심들이 삐죽삐죽 들어차면서, 어느 순간 나는 꾸역꾸역 수련 시간을 채워가기만 했다.


내 자신을 더 나은 인간으로 만들기 위해 시작한 요가에서도 어설픈 욕심만 부리고 있었던 나 자신을 돌이킬 수 있었던 것. 오늘의 사바사나를 통한 치유가 있어 가능한 깨달음이다.



요가 동영상 : 빈야사 요가의 가장 기본, 수리야나마스카라A 한번 해보시고 사바사나 시간 가져볼까요?

https://www.youtube.com/watch?v=U1N5oiRy66k&t=51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