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릴 때 나에게 어른들의 음식은 순대국이였다.
선지국밥도 그러했지만
아빠 혹은 삼촌손에 이끌려 들어간 순대국집은
찐 어른들만의 세상 같아 보였다.
순대국 한 그릇 옆에 놓인 투명유리 소주병,,
접시 위 넘칠듯한 명칭을 알 수 없는 수육고기들.
여기저기 시름을 달래는 고성과 속삭임..
지금처럼 추운 겨울.. 매서운 바람이 부는 밖과는 다른
따뜻한 온기와 향기들이 뒤 썩여 있었다.
어릴 땐 또래에 비해 허약하고 비위가 약했던 지라 고기를 잘 못 먹고 입이 짧았다. 아마 걱정이 되셨을 거다.
그래서 순대국밥, 선지국밥 집에 나를 데려가서 조금씩 먹는 법을
가르쳐주신 기억이 있다.
그때의 아빠 삼촌보다 더 나이 먹어버린 지금도
순대국을 먹을 때면 맘 한구석에서
’ 나는 어른이다.. 어려운 일은 다 웃으며 보낼 수 있다..‘ 뭐 그런 뜨뜻한 생각과 말들이 맴돈다.
뭐 각설하고 순대국은 참 맛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