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컨설팅에서 프로젝트 관리자란?

유한한 조건 속에서 무한의 책임을 가져야 하는 프로젝트 관리자

by 심야서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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컨설팅 서비스의 상당 부분이 프로젝트 기반으로 이루어지기 때문에, 프로젝트 관리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서 과함이 없습니다. 실제로 일반 컨설턴트보다 프로젝트 관리 역량을 가진 컨설턴트에 대한 수요가 크고, 반면에 그 정도 역량과 경험을 가진 컨설턴트의 공급이 상대적으로 작다 보니 처우가 타 컨설턴트보다 좋은 편입니다.


그렇지만, 상대적으로 높은 처우를 해주는 것이 현실적으로 충분한 보상인가 생각하면 그렇지도 않습니다. 속된 말로 "프로젝트 관리자는 유한한 권한을 가지고 무한 책임을 지는 사람"입니다. 프로젝트가 잘되면 다들 좋은 평가를 받겠지만, 실패하면 프로젝트 관리자에게 그 비난이 집중되기 마련입니다. 현실적으로 대부분의 프로젝트 관리자가 모든 것이 부족한 상황에서 고객 만족을 위해서 결과를 내야 하는 힘든 위치에 있습니다.


그래서, 상당 수의 같은 조건이면 프로젝트 관리자 역할을 꺼려하거나, 약간의 보상을 포기하더라도 그 역할을 포기하는 경우도 적지 않습니다.


일반적인 프로젝트 관리에 대한 설명은 PMBOK과 같은 프로젝트 관리 이론서를 보면 충분히 익힐 수 있기 때문에 프로젝트 관리자가 갖는 부담을 설명하는 수준에서 글을 쓰려고 합니다.


프로젝트 관리자가 무엇을 해야 하는가?


위 질문에 딱 한 가지 답변을 한다면, 저는 다음과 같이 항상 똑같은 답변을 합니다.

저도 예전에 읽었던 책에 나왔던 구절인데, 출처는 정확히 기억나진 않지만 공감했던 글귀이었기 때문에 아직도 기억에 남습니다.


"프로젝트 관리자는 프로젝트를 장악해야 한다."


여기서 "장악"이란 말이 왜인지 안 좋은 뉘앙스를 풍기고, 부담스러운 단어입니다. 그렇지만, 속 뜻은 전혀 다릅니다. 해당 문장에 대한 발생할 수 있는 오해 또는 프로젝트 관리자라고 하면 가질 수 있는 오해를 먼저 해소하겠습니다.


1. 실무를 세세하게 수행해야 함을 의미하지 않습니다.


제가 프로젝트 관리에 관해서 모순이라고 생각하는 용어가 "실무형 PM", "실무형 프로젝트 관리자"라는 말입니다. 그렇다고 프로젝트 관리자가 실무를 해선 안된다는 말입니다. 단지, 프로젝트 관리자에게 하나의 영역에 대한 실무를 맡기면서 자신의 프로젝트 관리 역할을 수행해야 한다는 것은 둘 중에 하나를 포기하라는 것을 의미한다고 봅니다.


이렇게 실무와 프로젝트 관리를 동시에 맡는 경우 보통은 프로젝트 관리 영역을 포기하게 되거나, 프로젝트 관리 영역에 소홀하게 됩니다.


프로젝트 매우 작아서 프로젝트 관리 업무 범위가 상당히 한정적이라면 모를까 일반적인 프로젝트 관리 영역과 실무 영역은 철저히 구분해야 합니다.


2. 디테일하게 마이크로 매니지먼트를 하라는 것이 아닙니다.


장악을 하라고 하니까 팀원 하나하나 세세한 업무를 챙기거나, 업무 중간 상황, 결과에 대해서 일일이 관여해야 하는 것이 아닙니다. 물론, 팀원의 결과물이 프로젝트의 현황과 결과에 영향을 미치는 것이라면 철저히 관리를 해야 합니다. 그런데, 그것이 아닌 일상적인 진척까지 위임하지 않고 지나칠 정도로 관여를 한다면 프로젝트 관리자의 역량을 벗어나거나, 팀원들의 독립적인 업무 수행에 지장을 주게 됩니다.


3. 강압적으로 팀원을 다뤄야 함을 의미하지 않습니다.


"장악"이라는 말의 뉘앙스 때문에 철저한 위계 하에 지시와 복종으로 프로젝트 관리를 수행해야 생각하는 사람도 있습니다. 그것은 명백히 잘못된 관리 방식입니다. 프로젝트 관리자는 군림하는 자리가 아닌 책임을 지는 자리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프로젝트 관리는 원리원칙과 합리적인 의사결정 과정을 거쳐서 수행해야 하는 것이지 한 사람의 독단으로 수행해서는 안됩니다. 아무리 그 사람의 판단이 높은 확률로 옳고, 역량과 경험이 풍부하고 좋은 결과를 만들어왔다고 하더라도 그런 관리 방식은 종국에는 반발과 이탈 등 부작용을 가져올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프로젝트를 장악해야 한다"는 바람직한 의미는 무엇일까요?


결론부터 말하면 프로젝트를 운영하는 거버넌스를 확립해야 한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프로젝트 관리자는 최소한 프로젝트의 4가지에 대해서 명확한 주도권을 쥐고 있으면 된다고 봅니다.

"현재 프로젝트가 위치해야 하는 곳 (실적)"

"본래 프로젝트가 위치하기로 했던 곳 (목표)"

"프로젝트는 가고 있는 방향 (예상 실적)"

"본래 프로젝트가 가야만 하는 방향 (계획)"


위 4가지를 기준으로 계획과 실적을 맞추기 위해서 일정, 비용, 자원, 범위 등을 관리하고, 프로젝트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이슈, 리스크를 관리해야 합니다. 이것도 제대로 못할 정도로 프로젝트 관리자가 여유가 없다면, "프로젝트가 산으로 간다"는 표현에 맞는 상황에 부딪힐지도 모릅니다.


프로젝트 관리자는 큰 자동차를 운전하는 운전기사와 같다고 봅니다. 운전기사는 자동차에서 일어날 수 있는 모든 상황에 책임을 집니다. 그렇지만, 자신이 운전하고 있는 자동차의 위치, 방향에 신경을 써야 하므로 세세한 것까지 챙기진 않습니다. 그걸 챙긴다고 전방 주시를 하지 않는 순간 사고가 날 가능성은 높아집니다.


기사에게 중요한 것은 자신이 몰고 있는 자동차의 현 위치와 방향입니다. 프로젝트 관리자에게도 현재 프로젝트가 움직이는 방향과 위치가 가장 중요합니다. 그것을 적절히 조정하는 것이 프로젝트 관리자의 최우선 과제입니다.


마지막으로 파트타임 프로젝트 관리자, 여러 프로젝트를 동시에 관리하는 프로젝트 관리자가 있을 수 있을까요? 반대로 묻겠습니다. 운전기사가 자리를 비우면 자동차가 굴러가나요? 한 명의 운전기사가 여러 차량을 동시에 운전할 수 있나요? 프로젝트 관리자는 프로젝트를 운영할 수 있는 거버넌스를 맞춰놓고, 그 안에서 업무를 수행해야 합니다. 그런데, 높은 확률로 파트타임 프로젝트 관리자, 동시에 여러 프로젝트를 담당하는 프로젝트 관리자는 거버넌스가 망가지기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권장하지 않습니다.



이번 글에서는 컨설팅에서의 프로젝트 관리자에 대해서 다뤄봤습니다.


앞에서도 언급했지만, 프로젝트 관리에 대한 이론이나 기법을 배우기 위해서는 좋은 서적들이 많습니다. 그것들을 참고하여 큰 도움을 얻을 수 있을 겁니다. 저는 본 글에서 이야기하고 싶었던 것은 그렇게 이론과 기법을 갖춘 프로젝트 관리자도 자신의 부담을 이겨내기 쉽지 않다는 것을 말하고 싶었습니다.


만약 일반 컨설턴트보다 조금 더 높은 보상을 원한다면 프로젝트 관리 역량을 키우는 것을 추천합니다.

앞에서도 말했지만, 수요는 많지만 제대로 된 프로젝트 관리자는 흔치 않습니다.

Image by Gerd Altmann from Pixab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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