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간의 행복과 유머의 힘을 묻다

베르나르 베르베르의『웃음』을 읽고

by 심야서점

함박웃음이 사라진 세상에서


베르나르 베르베르의 소설 『웃음』은 프랑스 국민에게 가장 사랑받는 인물 중 하나였던 코미디언 다리우스의 의문사를 파헤치는 두 기자의 활약상을 큰 줄기로 합니다.


이 책을 관통하는 중심 소재는 당연히 '웃음'과 '유머'입니다. 소설을 읽는 내내, 우리는 인간만이 가진 이 특성이 현실에서 어떤 가치를 지니는지, 그리고 역사의 이면에서 어떤 역할을 해왔는지 다시 생각하게 됩니다.


1. 극과 극의 기자, 다리우스의 비밀을 쫓다


다리우스의 죽음에 얽힌 비밀을 추적하는 두 기자의 조합은 이야기에 긴장감과 재미를 더합니다.


뤼클레스: 불우했던 어린 시절, 다리우스의 개그를 보며 힘을 얻은 인물입니다. 동경심을 바탕으로 열정이 넘치고, 목적을 위해서라면 수단을 가리지 않는 열혈 기자입니다.

이지도르: 과학적 사고와 이성적 판단을 중요시하는 인물로, 종종 뤼클레스를 제어하는 역할을 합니다. 때로는 지적 호기심 때문에 위기에 빠지기도 하지만, 풍부한 지식과 경험으로 뤼클레스를 보완하는 든든한 파트너입니다.


이들의 추적 과정에는 '웃음 기사단', '러시안 룰렛 개그 대결' 등 예상을 깨는 스케일의 소재들이 등장하며, 독자들로 하여금 이야기 후반의 수수께끼 결과를 끝까지 궁금하게 만듭니다.


2. 웃음의 본질에 대한 성찰


소설 속 픽션이겠지만, 유머가 역사적으로 중요한 시점에 큰 역할을 했음을 '웃음 기사단'으로 승화시킨 설정은 인상적입니다. 작가는 소설 곳곳에 웃음의 본질에 대해 되새기게 하는 장치들을 심어 놓습니다.


순간의 행복: 유머는 아무리 불행한 상황에서도 우리를 웃게 만들고, 그 순간만큼은 현실을 잊고 행복하게 만듭니다. 웃음과 유머는 어떤 상황 변화도 일으키지 못하는 순간적인 감정의 발현이자 기폭제일 뿐이지만, 바로 그 짧은 순간의 가치 때문에 충분히 소중합니다.

불편한 진실 폭로: 웃지 못할 상황에서 유머가 불편한 진실을 드러내는 역할을 하거나, 심지어 웃는 것 자체가 경쟁의 소재가 될 수 있다는 설정은 웃음의 다층적인 역할을 보여줍니다.


이러한 장치들은 '웃음'이라는 인간의 특성이 가진 힘과 한계, 그리고 사회적 기능을 입체적으로 생각하게 만듭니다.


3. 유머: 베르베르만의 '감초'와 강력한 재능


베르나르 베르베르 소설의 특징 중 하나는 본문 중간에 작가의 아이디어나 지식을 담는 글 모음을 포함하는 것입니다. 이 책은 주제가 '웃음'이다 보니, '상상력 사전' 대신 재치 있는 '유머'들이 담겨 있어 글을 읽는 중간중간 '감초' 역할을 톡톡히 해냅니다.


또한 작가는 유머를 인간을 매력적으로 만드는 강력한 요소로 강조합니다.

타고난 재능: 외모가 부족하더라도 유머러스한 사람은 인기가 많을 정도로 유머는 그 자체가 큰 재능입니다. 순간적으로 상황을 전환하는 위트와 재치는 타고났다는 생각이 들게 합니다.

경외감의 유머: 특히 남을 깎아내리지 않으면서, 스스로 망가지는 것을 두려워하지 않는 유머는 경외감을 느낄 정도의 깊은 매력을 선사합니다.


함박웃음은커녕 미소 짓기도 힘들 만큼 각박해진 오늘날, 이 책은 우리가 잃어버린 웃음의 가치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해보는 귀중한 기회를 제공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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