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을 잃음으로써 배울 수 있었던 것들

by 기타치는 권작가


21년 5월부터 몸이 많이 아팠습니다. 난생 처음 겪어본 증상들이라 많이 힘들었습니다. 병원에 가도 원인 및 치료에 대해 아는 의사가 없어 혼자 다 감내해야 했습니다. 돈도 많이 썼습니다. 병원비만 약 700만 원이 들었습니다. 일상생활이 힘들어 괴로웠습니다. 죽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무서웠습니다. 울기도 많이 울었습니다. 이 고통이 과연 끝이 나긴 하는 건지 걱정이었습니다. 걱정하면 할수록 후회와 원망이 커졌습니다.


그땐 그랬습니다. 하지만 다행히 1년이 조금 지난 시점인 22년 8, 9월쯤부터 해서 몸이 서서히 낫기 시작했습니다. 아플 땐 힘들었지만 그래도 건강을 되찾고 나니 아팠던 것도 나름 의미가 있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아프지 않았다면 얻지 못했을 것들이 몇 가지 있었기 때문입니다.



일상에 감사하는 마음


이상증상으로 몸부림칠 때 가장 많이 생각났던 것이 바로 평범한 일상이었습니다. 걷고 웃고 먹고 마시고 잠 자는 그러한 소소한 일상이 그리웠습니다. 아픈 동안에는 제대로 먹지도, 마음 편히 잘 수도 없었기 때문입니다. 몸이 아픔으로써 알 수 있었습니다. 우리가 누리는 평범한 일상이 얼마나 소중한지를. 평소에도 작은 것에 감사할 줄 아는 마음에 대해 많이 생각해보곤 했지만 이번에 적지 않은 시간 동안 아픔으로써 일상에 대한 감사함을 더 뼈저리게 느낄 수 있었습니다. 그래서 지금이 너무나 감사합니다. 즐겁게 웃을 수 있고 먹고 싶은 음식을 배불리 먹을 수 있고 카페에서 오랫동안 앉아서 글을 쓸 수 있고 잠도 푹 잘 수 있는 지금의 일상이 정말 감사합니다.



건강기능식품에 대한 불신 해소


원래 약을 잘 안 먹는 편입니다. 되게 불편한 경우가 아니면 웬만해선 약을 먹지 않습니다. 비타민, 오메가3, 유산균, 효소 등등의 여러 건강기능식품 역시 먹지 않습니다. 건강기능식품이 우리 몸에 반드시 필요하다고는 생각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필요한 영양소는 음식으로 충분히 보충 가능하다고 생각했습니다. 건강기능식품 섭취가 도움이 될 거라 생각을 하면서도 워낙에 건강기능식품에 대한 과대, 거짓광고가 많아 믿을 수가 없었습니다. 건강식으로 잘 먹고 운동만 잘하면 건강에 있어 큰 문제가 없을 거라 믿었습니다. 그래서 그 흔한 비타민 하나 먹지 않았습니다.


건강기능식품을 마냥 불신한 건 아니었습니다. 어려서부터 건강에 대해 공부를 많이 했습니다. 사람들이 잘못 알고 있거나 보통 사람들은 모르는 건강상식에 대해 제법 알고 있었습니다. 그러한 이유로 건강기능식품에 관심을 기울이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이번에 몸이 아프고 회복하기까지의 과정을 거쳐오면서 건강기능식품이 생각보다 우리 몸에 이로울 수 있다는 점에 대해 알게 되었습니다. 몸이 아플 때 주위에서 각종 건강기능식품을 많이 권했습니다. 처음엔 쳐다도 안 봤지만 몸이 안 좋으니 뭐라도 먹어보고 싶은 마음에 어쩔 수 없이 하나, 둘씩 먹어보기 시작했습니다. 비타민 B, C, D군부터 콜라겐, 글루코사민, 오메가3, 보스웰리아 등등 꽤 많은 종류의 건강기능식품을 섭취했습니다. 결과적으로 이러한 식품이 제 몸을 낫게 만든 건 아니었지만 건강식품을 섭취하면서 영양소에 대한 공부도 하게 되었고 그럼으로써 비타민과 같은 이러한 영양분이 우리 몸에 얼마나 유익한지에 대해 배울 수 있었습니다. 그래서 지금은 비타민 한두 개 정도는 매일 먹습니다. 비타민을 안 먹는다고 일찍 죽을 것도 아니고 잘 먹는다고 오래 살 것도 아니겠지만 어쨌든 내 몸에 필요한 정도의 건강기능식품을 지금부터라도 섭취하게 됐으니 앞으로 조금 더 건강하게 살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운동 시작


건강을 잃음으로써 얻을 수 있었던 가장 큰 이점은 바로 운동입니다. 아팠기 때문에 운동을 시작할 수 있었습니다. 20대 때도 헬스장을 다니며 운동을 하긴 했지만 30대 초반에 운동을 하다가 어깨와 무릎을 다치는 바람에 더 이상 운동을 할 수 없게 되었습니다. 조금만 무거운 걸 들어도 관절이 아팠습니다. 그랬던 제가 다시 근력운동을 할 수 있게 된 건 바로 한 마사지숍 원장님 덕분이었습니다. 투병기 관련 글을 블로그에 썼는데 독자 중 한 분이 댓글로 속근육 풀어주는 유명한 마사지사 님이 있으니 한 번 가보라고 알려줬습니다. 반신반의하며 찾아가 봤습니다. 원장님 혼자서 운영하는 작은 마사지 숍이었습니다. 타이, 아로마 같은 일반적인 마사지가 아닌 치료 목적의 마사지였습니다. 원장님은 키는 작으나 덩치가 상당히 좋은 남자였습니다.


몇 달 동안 마사지를 꾸준히 받으며 여러 얘기를 나눴고 근력운동의 중요성에 대해 얘기를 하다가 제가 무릎이랑 어깨 관절을 다쳐서 운동을 할 수가 없다고 했습니다. 그랬더니 그럴 경우엔 어떻게 운동하면 되는지 원장님이 알려줬습니다. 운동에 대해 굉장히 해박하신 분이었는데 알고 보니 보디빌딩 출신이었습니다. 원장님이 알려준 대로 운동을 시작했습니다. 전에는 벤치프레스나 스쿼트를 하면 어깨와 무릎이 아파서 할 수가 없었는데 원장님 말씀대로 하니 통증 없이 운동을 할 수 있었습니다. 신기했습니다. 꾸준히 운동을 했고 운동 시작 약 2달 만에 1년 넘게 나를 괴롭히던 이상증상을 완치할 수 있었습니다.


건강을 회복한 것도 좋았지만 더 기뻤던 건 몸무게를 상당부분 증량하게 되었다는 점입니다. 한 평생 마르게 살아왔습니다. 줄곧 57, 58kg으로 살아왔습니다. 마른 게 저에겐 매우 큰 스트레스였습니다. 그랬던 제가 운동으로 근력량을 늘려 현재 66kg까지 몸무게를 늘릴 수 있었습니다. 20대 때는 그렇게 운동해도 61, 62kg을 넘기기 어렵더니 원장님 말씀대로 운동을 하여 생애 최고의 몸무게를 찍게 된 겁니다. 이러니 기쁘지 않을 수가 없습니다. 겉으로 봤을 때 예전보다 몸이 탄탄해 보입니다. 옷태도 더 잘 납니다. 자신감이 생깁니다. 아프지 않았더라면 그 원장님을 만날 수 없었을 것이고 그러면 저처럼 관절이 안 좋은 사람이 운동을 하는 방법에 대해서도 배우지 못 했을 것입니다. 결국 아팠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었습니다.




물론 아직까지도 건강을 회복하지 못했다면 이렇게 좋게 생각하기 어려웠을 것입니다. 혹 어떤 사고나 질병으로 인해 고통 받고 계신 분이라면 오늘 저의 이 글이 불편하게 느껴질 수 있을 거라 생각되지만 어쨌든 제가 말씀드리고 싶은 건 어떤 경우에서도 배울 점은 있다는 것입니다. 몸이 많이 아플 때는 저도 괴로워하고 후회하고 원망하며 살았습니다. 하지만 그런다고 해서 달라지는 건 없었습니다. 몸은 당장 어찌 할 수 없지만 내 마음은 내가 바꿀 수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어떤 일에서든 배울 점은 반드시 있다고 생각한 저는 이 일을 통해 무엇을 배울 수 있을 것인지 고민했습니다. 그러한 마음가짐 덕분에 건강을 회복할 수 있었고 몸이 완쾌된 지금의 삶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습니다.


만약 누군가 제게 몸이 아프기 전으로 돌아갈 수 있다면 돌아가겠느냐고 묻는다면 저는 돌아가지 않겠다고 대답할 것입니다. 이상증상으로 인해 1년 넘는 시간 동안 너무나 고생했지만 잠깐 아픔으로써 얻은 것이 많습니다. 1년 고생한 대가로 남은 생을 더 건강하게 살 수 있는 방법을 배웠으니 1년이란 시간을 수업료로 쳐도 전혀 아깝지 않습니다.




세상에는 좋은 일이라고 정해진 일도 없고 나쁜 일이라고 규정된 일도 없습니다. 결국 무엇을 보느냐의 차이입니다. 안 좋은 일이라 해도 그 속에서 교훈을 얻음으로써 미래의 나에게 도움이 된다면 결과적으로 좋은 일이 될 수 있는 겁니다. 그러니 선택은 자신이 하는 겁니다. 난관에 부딪혔을 때 짜증내고 원망만 하며 주저앉아 있을지 아니면 어려움 속에서 무엇을 배울 것인지를 생각하며 앞으로 나아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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