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계의 기술
아무리 내면이 단단하고 너그럽다 하더라도 모든 사람과 맞을 수는 없다. 몇 마디 나눈 대화가 머릿속에서 떠나지 않아 괴롭고 쓸데없는 것에 에너지를 소비하게 되는 경험을 누구나 한다.
화를 내지 않았더라도 상대가 얄미운 말이나 비아냥을 던지면 우리는 ‘왜 내가 이런 걸 겪어야 하나’ 하며 속상해한다. 그만 잊어야지 다짐하면서도 리모컨이 고장 난 티브이처럼 머릿속은 내 뜻대로 그 생각을 끄지 못한다. 이럴 때 가장 먼저 믿어야 할 건 자신의 직감이다.
직감은 우리의 경험과 기억에서 비롯된 섬세한 감각이다. 시간이 지나고 보면 처음부터 불편했던 느낌은 대부분 맞아떨어진다. 당신의 직감을 믿고 불편함을 주는 사람과는 적당한 거리를 유지하라.
그 직감을 믿고 가까이 다가가지 마라. 싸우라는 말이 아니다. 거리를 확보하라.
난로 위에 손바닥을 대면 데이고 델까 봐 무서워 너무 멀리 가면 춥다. 적당한 거리를 찾으면 그제야 난로의 따뜻한 온기도 느끼고 너무 춥지 않게 되는 것이다.
대화가 편안하고 결이 맞는 사람과는 깊은 대화를 나누되 대화할 때마다 나 자신이 별로인 사람처럼 느껴지게 만드는 사람과는 거리를 두는 것이 현명하다. 스스로 좋은 사람이라고 느낄 수 없다면 그 관계는 조정이 필요하다.
특히 다음과 같은 유형의 사람들은 피하는 것이 좋다.
•자존감이 낮아 피해의식이 강한 사람: 아무리 위로해도 ‘네가 안 당해봤으니 그런 말을 한다’며 부정적으로 받아들인다.
•소극적 공격성을 드러내는 사람: 심사가 뒤틀릴 때 나에게만 불리하게 행동하거나 미묘하게 나를 괴롭힌다.
•부정직하거나 준법정신이 없는 사람: 그들의 행동이 결국 나에게도 피해를 끼친다.
•나르시시스트: 질투와 시기로 인해 불필요한 갈등을 만들고 상대를 끌어내리려 한다.
이런 피해야 할 사람은 의외로 주변에 꽤 있다.
내가 생각하는 좋은 사람에게 에너지를 더 쏟자. 불편한 자리에서 불편하고 어색하게 나를 혹사시키지 말자. 사람은 누구나 복수하고 싶어 한다. 이런 감정을 준 상대에게 너도 한 번 당해봐라 라는 생각은 내가 통제하지 않으면 자연스럽게 생기는 마음이다. 하지만 상대방이 내 기분과 감정을 알 필요가 없다. 악순환의 고리를 만드는 일일 뿐임을 명심해야 한다. 나만의 기준으로 거리를 결정하고 그 거리만큼만 다가갈지 한 발 물러설지 판단하면 된다.
일단, 말을 줄여라. 내 얘기를 하고 싶어도 먹잇감이 될 뿐이라는 점을 잊지 마라. 말을 할 때 입보다 빠르게 머리로 생각하라. 생각 없이 아무 말이나 하고 있다가는 큰코다친다. 생각 없이 말할 수 있는 사람과는 생각 없이 말해도 된다. 그만큼 대화의 결이 통하기 때문에 복잡하게 생각할 필요가 없지만 나를 불편하게 만드는 사람과의 대화에서는 잠시 생각한다고 큰일이 일어나지 않는다. 말을 하기 전에 생각하는 것은 연습이 필요한데, 가장 좋은 연습은 지금까지 그들과 했던 말을 100분의 1로 줄이는 것이다. 10분의 1이 아니다. 100분의 1이다.
위에서 말한 모든 내용을 내 삶에 적용시킬 때 가장 중요한 점은
시크한 사람이 되지 않아야 한다.
가능하면 포용력 있게 상대방을 이해해 보려는 태도가 필요하다. 내 오해인지 아닌지 꼭 확인해야 하고 조금 심기가 뒤틀린다고 무 자르듯 인간관계를 끝내버리면 안 된다.
하지만 반복된다면, 더 이상 참는 것이 무의미하고 결단을 내려도 좋다.
관계는 결국 선택이다. 나의 에너지는 유한하다. 나를 성장시키고 행복하게 하는 관계에 에너지를 투자하자. 좋은 사람과의 관계는 나를 더 나은 사람으로 만들어준다. 반면, 반복적으로 나를 소모시키는 관계라면 거리를 두고 나를 지키는 것이 현명하다.
좋은 사람과의 관계를 키우기 위해서는 나의 진심을 보이고 공감을 주고받는 연습이 필요하다. 에너지를 긍정적으로 쓰는 이런 관계들은 나를 성장시키고 행복감을 준다.
인간관계에서 “포용”과 “거리 두기”는 양립할 수 있다. 감정적 소모를 줄이기 위해 거리를 확보하면서도 포용력을 잃지 않는 태도를 지켜야 한다.
스스로에게 질문하라. '이 관계는 나를 더 좋은 사람으로 만들어 주는가?' 만약 그렇지 않다면 거리를 두고 나를 지킬 용기를 가져라.
- 소크라테스
**화요일 9시 본편 연재됩니다. 번외편이니 편안하게 읽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