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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재 중 처세9단의 철학, 03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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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정을 잊어버리셨나요?

by 다정한 태쁘 Nov 05. 2024

바꿀 수 없는 것을 받아들일 평온함

'화'라는 그림자

주변에는 각양각색의 사람들이 있다. 생각을 하고 말하는 건가 싶을 정도로 필터링 없이 말하는 사람, 틈만 나면 다른 사람 험담 할 기회만 엿보는 사람, 그중에서도 자기가 직접 겪은 화나는 ‘사건’을 얘기하는 게 아니라 교묘하게 주위 사람들이 욕하도록 식탁을 차리는 사람, 누가 무슨 말만 하면 그게 되겠어? 별론데? 부정적인 사람, 너무나 무책임해서 약속을 밥먹듯이 어기는 사람, 다른 사람에게 관심이 너무 많아 시시콜콜 이 말 저 말 옮기는 사람, 자기 말만 주야장천 하는 사람, 공감능력이라고는 쥐꼬리도 없는 사람, 수동공격성이 너무 강한 사람 등,,

끝도 없다..

아마 다 쓰다가는 이 글이 끝나지 않을 것이다. 이런 피해야 할 사람을 만나면 심장이 쿵쾅대고 집에 가서 죄도 없는 남편을 붙잡고 이랬고 저랬고 방언이 터진다.

그 사람들은 아무렇지 않은데 나만 열받는 거다. 왜 내가 화가 나야 할까?

그런 사람들을 만났을 때 우리는 ‘기분 나빠’에서 한 걸음 더 나가야 한다.

저 사람과 계속 봐야 하는가? 계속 봐야 한다면 다른 좋은 장점이 이러한 단점을 커버하는가? 장점이 있긴 하지만 내가 그 단점이 견딜 수 없게 힘든가? 우리 관계에 대해 질문의 꼬리를 물고 결론이 날 때까지 집요하게 고민하고 써본다.

그런 과정을 거치면 정말 신기하게도 내가 어떻게 해야 할지 처세의 뼈대가 만들어진다.

앞으로 업무적인 대화만 하기로 마음먹었으니까, 안 볼 수 있는 사람이라면 안 보면 되는 거니까, 내 감정을 들었다 놨다 하는 사람은 실제로 좋은 사람이라도 나한테는 좋은 사람이 아니니까.라고 그냥 끝내면 된다.

우리의 관계에 대해 심도 있는 고민을 끝냈으니 미워하는 마음도 불필요하다.

타인을 괴롭히거나 미워하는 마음이 습관이 되면 나의 마음에 차곡차곡 화가 쌓여 오히려 스스로 부정적인 생각만을 쉼 없이 좇게 된다. 누군가를 미워하는 마음은 부메랑처럼 상대에게 미치지 못하고 나에게 다시 돌아와 어두운 그림자로 나를 따라다니며 나의 내면을 갉아먹는다.

그러니 미워할 필요 없다. 내가 어떻게 처세할지만 결정하면 되는 것이다.

싸운다고, 같이 험담한다고 해결되지 않고 상황을 더 악화시키기 마련이다. 우리는 죽었다 깨어나도 그 사람을 바꿀 수 없고 나의 소중한 에너지만 구멍 뚫린 장독대에 쏟아붓는다는 것을 알아차려야 한다.

그렇다면 그냥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는 거다.

인간관계에서 바꿀 수 있는 것은 오직 ‘나’뿐이라는 이 불편한 진실을 인정하는 것이다.

여기까지 된다면 이제 상대방을 미워하고, 그 사람에게 타격을 주기 위해 행동할 것인가?

아무짝에도 쓸모없는 일에 나의 소중한 시간을 허비할 것인가?

바꿀 수 없는 것을 받아들이면 그제야, 나에게 평온함이 찾아온다.

이 평온함은 너무나 달콤하다.

드디어 다른 사람에게 휘둘리지 않는 나를 발견할 때의 그 기분은 말로 설명할 수 없다.

물론 평온함까지 가는 과정이 쉽지는 않다. 오랜 시간이 걸리는 경우도 종종 발생한다. 하지만 처세의 뼈대를 잡았으니 평온이 오기까지 그리 멀지 않았다.

나는 위에 특징을 가진 사람들과의 관계에 대해서 모두 공들여 고민하지는 않는다. 적당히 그때그때 유연하게 대처한다. 왜냐하면 나도 그럴 때가 있고, 너무 날을 세워 살다 보면 혼자가 되거나 천상천하 유아독존이 되는 것이다. 적어도 이 글을 읽는 독자는 그런 사람이 되길 원하지 않을 것이다. 적당한 선에서 ‘저 사람은 저런 스타일이구나’ 정도로 마무리한다.

하지만 나를 설명하게 만드는 사람들은 경계한다. 이 분들로 말할 거 같으면 가스라이팅의 원조시다. 다름을 인정받지 못할 때 우리는 설명하게 되는데 그 말의 어조가 아무리 부드럽고 친절하더라도 말하는 도중 ‘내가 왜 이렇게 설명하고 있지?'라는 생각이 들면 그 즉시 멈추고 그 관계에 대해 고민하는 것을 추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