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7월 28일 (금요일), 폭염
1. 서울시내 어느 카페에서 한 무리의 대학생들을 만났다. 학교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우리 회사를 취재하고 싶다는데 마침 학생들이 딸아이와 같은 연배인지라 왠지 더 도와주고 싶어 흔쾌히 수락했던 것. 학생들은 미리 도착해서 카페 한쪽 구석에 캠프(?)를 차려놓고 있었다. 테이블 위에 가지런히 펼쳐놓은 노트북 컴퓨터와 질문지, 녹음기 그리고 반짝이는 눈망울들에 학생들의 의욕과 열정이 듬뿍 담겨있는 듯했다.
2. 질의응답은 꼬리에 꼬리를 물고 2시간 가까이 이어졌다. 학생들의 호기심 가득한 질문도 이유였지만, 대답하는 내가 더 신이 나서 이야기가 길어졌던 건지도 모르겠다. 모든 질문을 소화하고 나자 학생들이 수줍게 웃으며 조그만 종이가방 하나를 내밀었다. 귀여운 수제 초콜릿 선물이었다. 꺼내서 먹어보지도 않았는데 벌써 입안 가득 달콤함이 느껴지는 것 같다.
3. 회사생활 하다가 나이 든 것을 문득 깨닫고는 깜짝 놀랄 때가 내 대학학번이랑 출생연도가 같은 직원들이 입사할 때랑 내 자녀와 같은 나이의 직원들이 입사할 때라더니, 내가 벌써 그 연배에 들어서버렸다. 나도 분명 저렇게 파릇파릇할 때가 있었는데, 나의 ‘기쁜 우리 젊은 날’은 빨리도 지나갔구나.
4. 흔히 하는 말처럼 젊은이들은 ‘우리의 미래’다. 그런데 따지고 보면 나 개인의 미래는 젊은이가 아니라 ‘나이 든 사람’이다. 시계가 거꾸로 가지 않는 한. 그러니 젊은이들에게도 잘해야겠고, 나이 든 분들께도 잘해야겠다. 둘 다 (서로 다른 의미로) ‘우리의 미래’인 분들이니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