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아에 관하여

by 실루엣

좋은 양육에 대한 각종 육아서들이 시중에 넘쳐난다.


아이들에게 이렇게 해라, 저렇게 해라,


문제 있는 아이들을 고쳐놓는 유명한 박사가 티비에 나와서 아이들의 마음을 공감해주고 읽어줄 것을 항상 주문한다.


엄마가 욱하며 화내지 마라
아이를 무조건 적으로 공감해줘라


그리고 나중에 알게 되었다. 그런 책을 쓴 스타 전문인들 중에 자기 자식을 '전문적으로' 키워본 사람들이 몇 없다는 것을. 거의 전무한가. 이건 스타 전문인들을 비하하고자 함이 아니라, 모든 엄마들이 그 아이 양육에 있어서는 현장의 전문가라는 것을 말하고 싶은 의도로 말하는 것이다.


한 생명의 엄마가 된다는 일은 참으로 무섭고 험난한 일이다. 그래서 나도 두려움에 떨고, 아이를 잘 키우기 위해서, 아니 아이를 망치지 않기 위해서 육아서란 육아서는 몽땅 사다 읽으며 밑줄치기에 나섰었다.이렇게도 해보고 저렇게도 해보고. 난 왜 이렇게 좋은 엄마가 아닐까, 이러다 아이를 망치는 건 아닐까.


그러다가 심리학을 공부하고 상담센터에 들어가게 되면서 청소년 상담을 전문적으로 오래 하셨던 교수님을 만났다. 그 분은 '올바른 육아' 또는 '우리아이 잘 키우기' 등을 주제로 강연을 나가시면 딱 한가지 주제에 대해서만 얘기한다고 하신다.


어머니는, 뭘 좋아하세요?


오랜 시행착오 끝에 얻어낸 결론이라며 간단하게 말씀하시는데, 가슴에 깊이 와 닿았다. 아이에 대한 이야기는 집어치우고, '아이를 잘 키우기 위해서 왔다'는 그 어머니가 뭘 하면 행복한지를 묻는 것은, 세 가지를 알리려는 목적이 있다.


첫째, 아이와 어머니는 분리된 존재다.


어머니는 어떻게 하면 아이를 잘 키울 것인가에 대해 고민하겠지만, 정작 스스로의 삶을 잘 살아간다면 하지 않아도 될 고민이다. 아이가 그 행복한 어머니의 삶 속에서 어떻게 살아나갈지를 스스로 보며 배울 것이기 때문이다. 우리가 우리 아이들에 대해 고민하는 것은 '나의 삶'에 대한 불안이기도 하다. 그래서 아이 이전에 내 삶이 어떤지를 먼저 들여다봐야 한다.


그리고 두 번째 목적은, 어머니의 화두를 '아이' 에서 '자신' 으로 옮기는 것이다.


이는 이기적으로 아이는 방임하고 나만 생각하라는 뜻이 아니다. 아이에게 헌신하는 것을 자신의 유일한 목표로 삼지 않고, 나아가 어떻게 그녀만의 삶을 살게 할 것인가, 그리하여 아이와 '함께' 살아갈 것인가를 고민하게 하기 위해서이다.


그리고 마지막 세번째는,
그것이 아이에게 던져야 할 거의 유일한 질문이라는 것을 알려주기 위함이다.


넌 뭘 좋아하니? 라는 순수한 인간적인 그 질문이 우리 아이들에게 던져야 할 거의 유일한 질문임을 , 아이와 소통을 과연 소통일까 통제일까는 제쳐두고 간절히 원하는 그 어머니에게 체험으로써 알려주려는 것이다.


자신의 마음과 행동을 이해하지 못하는 어머니일수록, 아이의 마음과 행동을 이해하지 못한다. 나에게 많은 것을 허용하지 못하는 어머니일수록, 아이에게 많은 제약을 걸 수밖에 없다. 어머니 자신의 삶이 없는 헌신하는 어머니일수록, '좋은 엄마' 라는 타이틀에 집착하게 되어 그 증거물이 되어야 하는 아이들은 각자 '착한아이 컴플렉스' 와 '반항아' 라는 극단을 오가며 여러가지 증상들을 보이며 , 나의 삶이 어머니삶의 증거물이 되는 것에 저항하는 것이다.


결국, 우리가 물어야 하는 건 언제나 같다.


나는 누구인가?
그리고 무엇이 가능한가?


시중에 나오는 가끔 헛소리같은 육아방법을 제시하는 글들을 보고 있자니 ... 사춘기가 되어 엄마에게 격렬히 반항하는 청소년 아이들과의 갈등을 겪는 부모가 기고한 데 대한 전문가의 답변이었나.


아이의 마음을 읽어주세요. 사춘기 아이는 자신의 마음을 몰라서 방황하는 것이니 진정으로 공감하고 인정해주세요


웃기긴 개뿔. 말장난도 심하다. 참내.. 그걸 세상에 누가 모르냐. 의미없는 말뿐인 충고질이다 정말.


아이의 마음을 읽어주고 공감해주는 것보다 엄청나게 급하게 우선인 게 있다. 엄마가 자신의 진짜 마음을 (자신이 아이가 해줬으면 하는 그 방식 그대로) 제대로 아이에게 진심을 담아(아이를 바꾸려는 의도를 버리고) 표현하려 혼자 거울보고 연습하는 것이 우선이다. 하지만 보통은 자식이 응당 내 말을 들어야 한다는 자신의 진심을 알아차리고 인정하여 그 의도를 버리기까지도 꽤 오랜 시간이 걸린테지만.


언제나 진심이 상대에게 전해지지 않는 법은 드물다. 우리가 해야할 건 내 진심이 정말 무엇인지를 먼저 살피는 일이다. 위의 경우도, 엄마의 아이를 좌지우지 말 잘듣게 하려는 진심을 아이가 정확하게 읽어냈던 경우는 아닐런지.


아무튼, 나는 '엄마에게 이렇게 하세요 저렇게 하세요' 란 각종 육아서나 충고들은 대부분 그냥 넣어둬도 좋다는 결론에 이르렀다.


정말로 해야할 한가지는,
나와 나의 아이에 대한 나의 진심이 무엇인지를 면밀히 파악하는 일이다.


물론 육아에서건, 일상에서건.


당신은 아이를 왜 낳았는가?


질문은 여기서부터 시작된다.


굉장히 단순하고 뻔하며 순수해 보이지만, 스스로에게 솔직하게 진심을 말해야 한다면 그렇게 단순하지만은 않은 질문이다.


그리고 그 질문에 대한 대답에 솔직하게 대답했다면, 거기에 모든 것이 다 들어있다. 당신의 진심과 해야할 것들이.


#문제는항상솔직하지않다는데있지

#올바른육아란

#기사읽다횡설수설

#물론나자신에게도하고있는말입니다

#항상살펴야하는내진심과생각들

#당신의진심은무엇입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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