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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뚜기맘 Oct 08. 2024

10장. 고통스런 근육주사와 뚜기의 얼굴을 보게되다.



6월 25일 은평 성모병원으로 첫 진료를 다녀온 뒤 여느 날처럼 늘 같은 패턴의 생활을 유지하며 지내고 있었다.그렇게 6월을 보내고 7월을 맞이했다 정말 부쩍 느끼는 거지만 요새처럼 이렇게 시간이 안 간 적이 있었을까?


하루 한주 한 달 시간이 흐르는 것이 정말 너무도 더디게만 느껴졌다. 월요일마다 외부로 심리 상담 받으러 가는 날과 병원 예약 잡힌 날 제외하고는 먹고 자고 하는 게 전부였던 날들을 보내던 7월의 어느 날.


임신 22주 차가 되는 날이었는데 은평 성모병원 감염 내과 진료가 있어서 다녀오는 날이었다. 바이러스로 인해 치료를 받아야 했고 임산부가 맞아도 가능한 주사가 있었는데 그 주사가 불주사라고 불릴 만큼 정말 고통이 아픔이 상당히 어마어마했다.


6월에 산부인과 첫 진료 때 감염 내과같이 보면서 처음 맞았을 때는 아프긴 했지만 그럭저럭 버틸만했는데 이번에 맞은 주사는 정말 숨도 못 쉴 만큼 너무 아파서 눈물이 핑 돌아버렸다.


웬만한 고통은 잘 참는 편인데 정말 너무너무 아팠다. 일주일 간격으로 3번을 맞아야 하는 근육주사인데.... 일주일 뒤에 한 번 더 맞아야 한다는 생각에 눈앞이 어찌나 아찔하고 캄캄해지던지... 피할 수만 있다면? 정말 다시는 안 맞고 싶은 그런 주사라고나 할까... 그렇게 두 번째 근육주사를 잘 맞고 병원 진료를 마치고..


며칠 뒤 다시 찾은 은평 성모병원 이번에는 산부인과 진료와 근육주사 마지막 투여 날.. 겁 잔뜩 집어먹고서 찾은 병원 대학병원의 문제인지는 모르겠지만 병원만 가면 기본 2~3시간은 병원에서 옴짝달싹 못하는 것 같다.


먼저 진료를 본 산부인과 매번 갈 때마다 늘 드는 생각이지만..."조금이라도 괜찮아졌겠지?" 이러한

생각 보다 "오늘은 또 무슨 소리를 들으려나..." 이 생각으로 마음을 비우면서 병원을 다녔다.


임신 23주 차 산부인과 검진 첫 진료에 이어 2주 만에 본 두 번째 진료였고 이날도 첫 진료 때와 마찬가지로 도착해서 혈압 및 몸무게 체크하고 초음파실에서 한 10분 이상 초음파 따로 보고 교수님 면담하고 끝이 났다.


저번에 폐에 혹이 생기는 ccam으로 보인다고 다음 주에 한 번 더 보고 그때 확실히 이야기해주겠다고

하셨는데 저번에 이야기했던 ccam 이 맞는다고 말씀해 주셨다.


바이러스 감염으로 이렇게까지 됐다고 보기는 아니라고 하셔서 그나마 조금 안심했던 것 같다. 그렇지만 복부둘레가 많이 나가기 때문에 안심할 상황은 절대 아니다. 27주에서 28주 사이에 폐에 혹이 잦아들기도 한다. 다행히도 아기가 생각보다 잘 버텨주고 있으니 최대한 끌어보자며 이야기해 주셨다.


산부인과 진료와 마지막 근육주사를 무사히 마치고 병원을 나섰다. 다행인지 아닌지 모르겠지만 세 번째 근육주사는 생각보다 별로 아프지 않았다. 은근 겁먹었었는데... 무사히 맞을 수 있어서 다행이었다.


그로부터 일주일 뒤 7개월로 접어드는 임신 24주 차 임산부들이 다들 무서워한다는 벌벌 떤다는 임당 검사와 입체 초음파를 보았다. 전날 피자 2조각에 콜라 반컵 마시고 아침과 점심도 야물딱 지게 먹고서 임당 검사를 받았는데 다행히도 임당 수치에 걸리지 않고 무사히 통과했다. 임당마저 걸렸으면 정말...아찔했을 것 같은..


그리고 교수님이 초음파를 직접 봐주셨다. 19주부터 뚜기가 아프고 난 뒤로 계속 엎어져 있었기에.. 자세가 많이 신경 쓰이기도 했고 그래서 사실 얼굴을 태어나는 순간까지 못 볼 거라고 생각해서 기대 자체를 안 하고 있었는데 자세를 몇 번이고 바꾸고 바꾸고 하면서 겨우 얼굴을 보게 되었다.


뱃속에서 많이 힘들었을 텐데... 얼굴 보여준 뚜기가 얼마나 고맙고 또 고맙던지.. 한편으로는 많이 부어 보여 마음이 아팠었다. 뚜기 얼굴 보면서 하늘나라에 간 아기 아빠랑 참 많이 닮았다는 걸 느끼게 된 순간..... 정말 오만가지 감정이 뒤섞이면서 한참 동안 초음파 사진과 아기 아빠의 사진을 번갈아가며 보며 신기해했다.


 "와... 유전자의 힘이 이래서 무서운 거구나.." 어쩌면 내가 가장 바라고 있던 일이었다. 우리 뚜기는 나보다는 아기 아빠를 더 많이 닮았으면 좋겠다고 생각하고 있었으니까...


입체 초음파 사진을 받아보고 예비엄마 오픈 채팅방을 비롯해 얼마나 자랑을 했던지...뚜기야 엄마는 있지? 우리 아가한테 다른 거 바라지 않아 그저  무사히 잘 있다가 건강히만 나와주는 거 그거 딱 하나만 바래... 그러니까 우리 건강하게 건강하게만 무사히 만나자 꼬옥... 엄마가 응원하고 있어 기다리고 있을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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