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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태리치 Mar 25. 2020

소리 없이 당신을 죽이는 수면 부족

<우리는 왜 잠을 자야 할까>

우리는 하루에 몇 시간을 자야 할까?

의학적으로 권장하는 수면시간은 성인 평균 7~8시간으로 하루 24시간 중 무려 1/3에 해당한다.


하지만 바쁜 현대인들이 권장 수면시간을 지킨다는 것은 쉬운 일은 아니다. 게다가 사람들은 잠을 줄이고 열심히 사는 사람들을 '부지런하다'라며 추켜 세우지 않는가! 이런 사회적 분위기 속에서 잠을 제대로 자는 것은 회사에서 상사 눈치 따위 안 보고 월차를 쓰는 것만큼 어렵다.


안타깝게도 사람은 사실상 일부러 자신의 수면 시간을 줄이는 유일한 종이다. 줄이는데 따른 보상 같은 것은 전혀 얻지 못하면서 말이다.
- 우리는 왜 잠을 자야 할까 p.12


만약 사소해 보이는 하루 1~2시간의 수면 부족이 차곡차곡 쌓여 당신의 목숨을 심각하게 위협하고 있다면? 그래도 잠을 줄일 수 있을까?

뭐 이렇게 무서운 이야기가 있을까 싶겠지만 모두 사실이다. 수면 부족은 우리가 아는 것 이상으로 우리 건강에 치명적인 영향을 미친다.


책 <우리는 왜 잠을 자야 할까>에서 언급한 수면 부족의 폐해는 차마 눈 뜨고 볼 수 없을 정도다.

내가 그동안 잠을 줄이면서 저지른 일들의 결과가 얼마나 끔찍한지 전부 부정해버리고만 싶다.

세상에 존재하는 모든 질병은 수면 부족에서 기인한다는 착각을 불러일으킬 만큼, 수면 부족에서 기인한 질병의 후폭풍은 무척 거세다.


무엇 하나 중요하지 않은 내용이 없어서 책에 밑줄을 치고 접으며 읽다가 나중에는 포기했다. 그냥 침대 머리맡에 항상 비치해두고 성스러운 마음으로 내용을 곱씹으려고 한다.


이거 하나만 기억하자. 잠이 짧아질수록, 수명도 짧아진다.



수면 부족의 폐해

진화가 죽 이루어지는 동안 수면이 계속 존속해 왔다는 것은 수면이 그 모든 명백한 위험과 피해를 보상하고도 남을 만큼의 엄청난 혜택을 분명히 제공함을 의미한다.
- 우리는 왜 잠을 자야 할까 p.16


이 문장을 읽으면서 소름이 돋았다. 그래, 인간이 오늘날까지 진화를 거듭했음에도 수면이 존재한다는 건 다 그만한 이유가 있는 거겠지!


수면 부족의 폐해는 뒤집어 생각하면 충분한 수면을 취했을 때 얻을 수 있는 혜택을 의미하는 것이기도 하다.

우리가 몰랐던 수면 부족으로 인한 폐해는 어떤 것들이 있을까?



1. 주의력 부족 및 기억력 감퇴

수면 시간이 7시간 이내로 만성적으로 부족하면 일시적으로 집중력을 상실하는 미세 수면상태가 나타난다. 이 경우 우리 뇌는 바깥 세계와 단절되어 모든 지각 영역도 마비된다. 이 상태에서 운전을 하면 운동 기능의 확고한 통제가 일시적으로 멈춰 죽음과 직결되는 졸음운전으로 이어진다.

실험에 의하면 졸음운전은 혈중 알코올 농도 0.08퍼센트(운전면허 취소 수준)의 음주운전과 동일하게 위험하다.


수면 부족은 기억력 감퇴에도 영향을 미친다.

수면은 시냅스의 연결을 강화하고 임시 저장소인 해마에 있던 단기 기억을 장기기억으로 전환해 주는 아주 중요한 역학을 한다. 그런데 우리가 수면 부족을 겪으면 기억력 중추와도 같은 해마가 손상을 입어 새로운 정보를 받아들이고 기억하는 데 어려움을 겪는다. 수면 부족은 곧 학습 장애로 이어질 수도 있다.


또한 알츠하이머병에 걸릴지 여부를 결정하는 주요 생활양식 요인 중 하나가 수면 부족이라고 하니 잠을 줄이는 것이 뇌에 얼마나 치명적인지 알 수 있는 대목이다.



2. 신경 질환에 영향 및 감정 조절 실패

수면 부족은 분노와 흥분 같은 강한 감정을 촉발하는 핵심 부위인 편도체 구조의 반응을 60퍼센트 증폭시킨다.

우리 뇌는 통제가 안 되고 부적절한 감정 반응을 일으키며 신경학적으로 균형을 잃는다. 잠이 부족하면 뇌는 긍정적인 감정과 부정적인 감정의 끝과 끝을 오락가락하게 된다.


우울증이나 불안,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 조현병, 조울증 등 주요 정신 질환들에서 수면이 정상적인 경우는 전혀 없는 것으로 밝혀졌다. 모든 정신 질환이 수면 부족으로 생기는 것은 아니지만 수면 교란이 정신 질환과 상호 관련이 있는 것은 확실해 보인다.



3. 심혈관계와 면역계 질환 증가

수면 시간이 짧아지면 심혈관계 질환으로 사망할 위험이 45퍼센트 증가한다. 수면이 부족하면 심장 박동이 빨라지고 혈압이 높아지는 것뿐만 아니라 혈관의 조직까지도 손상시킨다. 게다가 몸의 효과적인 혈당 조절 능력도 떨어뜨려 당뇨병의 발병률을 높인다.


뿐만 아니라 체중이 증가하는 데도 수면 부족이 영향을 미친다. 잠을 충분히 자지 않으면 식욕을 조절하는 호르몬에도 이상이 생겨 포만감을 느끼는 렙틴의 농도를 낮추고 허기와 식욕을 강하게 느끼는 그렐린의 농도를 높인다. 이는 우리가 평소보다 과식하게 만들어 체중이 증가하는 결과를 불러온다.


수면은 면역계와도 긴밀한 관련이 있다. 충분한 잠은 면역 복원력을 강화해 면역력을 회복하고 튼튼하게 만든다. 우리가 아플 때 푹 쉬면서 잠을 많이 자는 것도 다 이런 연유다. 수면 시간이 부족하면 암이 발병할 위험이 40퍼센트나 높다고 하니 잠이 면역계에 미치는 영향도 자명해 보인다.



잠은 만병통치약이다

여기까지 읽었다면 수면 부족이 가져오는 어마어마한 폐해에 입을 다물 수 없을 것이다.

건강과 관련된 중요한 내용이 너무나 많았음에도 글로 다 담을 수 없어 한스럽다. 책을 꼭 읽어보시길 바란다!


우리가 그동안 여러 가지 이유로 줄인 잠의 피해는 고스란히 우리 몸이 겪어냈다.

이제는 잠을 줄이는 방법을 고민할 게 아니라 충분히 숙면해서 건강을 지킬 방법을 고민해야 한다.


안타깝게도 한 번 놓친 잠은 아무리 보충하려고 해도 잃어버린 혜택을 되찾을 수 없다고 한다. 주말에 밀린 잠을 잔다고 해도 잠이 부족하기 이전의 상태로 회복하기는 어렵다. 다만 이후의 건강이 악화되지 않는 데 도움이 될지는 몰라도.


<우리는 왜 잠을 자야 할까>라는 책 덕분에 그동안 베일에 싸여있던 잠의 비밀이 세상 밖으로 나왔다.


책을 통해 살펴보니 잠을 충분히 자야 하는 이유는 너무나 많다. 하지만 잠을 줄여야 할 이유는 단 하나도 없다.

잠을 줄이는 게 미덕이라는 생각은 이제 벗어던지고 충분한 숙면을 통해 잠이 주는 혜택을 누리며 건강을 유지하는 게 가장 현명한 생활이 아닐까 한다.


우리 인생의 1/3을 차지하는 잠.

그 이상의 가치가 있으니 권장 수면시간을 지키기 위해 노력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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