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대는 사주팔자를 믿는가?팔자(八字) 사람이 출생한 연(年)월(月) 일(日) 시(時)에 해당되는 간지(干支) 여덟 글자를 가리키는 말로, 팔자의 좋고 나쁨에 따라 인생이 좌우된다라고 믿는 것이다. 태어난 여덟 글자로 삶이 정해진다는 것을 그대는 믿는가? 정말로 태어날 때부터 정해지고, 사람들은 그것을 운명처럼 그것에 따라 살아가는 것일까?
나는 대학교 4학년 임용고시를 처음 쳤을 때 나 자신의 능력에 자신이 없었는지, 공부한 양에 자신이 없었는지, 살고 있는 지역이 아닌 다른 지역으로 시험을 치러 갔었다. 그리고는 정말로 운이 좋게 1차에 합격했다. 하지만 최종 합격까지는 두 번 더 시험을 쳤어야만 했다. 차라리 1차에라도 합격하지 않았다면 다른 일이라도 했을 텐데 마치 희망고문처럼 1차에만 합격하고 떨어지니를 반복하니 기나긴 수험생활이 정말로 힘들었다. 성당을 열심히 다니고 있었지만, 너무 답답한 마음에 철학관에 가서 사주팔자를 풀어보기까지 했다. 그때 관(官) 운이 내 팔자에 있다고 열심히 하라는 말을 듣기 위해 3만 원 거금을 주고 돌아왔다. 그래 내 팔자에 '관운이 있단다' 올 해까지만 해보자라는 마음으로 열심히 했다. 그 말이 뭐라고 3만 원 내고, 듣고 왔는지 지금 생각해 보면 웃기지만 너무 간절했기에, 너무 답답했기에 돈 없던 시절이었지만 그렇게라도 위안을 받았던 것 같다.
그렇게 내 사주팔자에 관운이 있다는 말로, 위안을 삼으며 열심히 수험생활을 했고 정말로 내 팔자에 있어서 교사가 된 것인지는 모르지만 교사를 하고 살고 있다. 근데 정말로 팔자가 있는 걸까? 나는 내 팔자대로 사는 것인가 아니면 팔자에는 없지만 끝까지 노력해서 그것을 얻고 살아가고 있는 것인지 잘 모르겠다. 그런 내가 교사가 되면서 취미는 학교 도서관에서 책 빌리기가 되었고, 처음에는 빌리고 읽지 않고 가져다준 책이 더 많았지만 교사란 직업은 책이랑 참 친해지기는 쉬운 직업인 것 같다. 그러다 보니 책을 많이 읽게 되고, 많이 읽다 보니 좋아하게 되고, 읽은 책으로 토론하고, 학생들에게 고민할 거리를 던져주며 나는 답을 모르지만 책 속에는 답이 있다고 생각했기 때문, 난 더 간절히 책에 매달렸던 것 같다. 그런 내가 시대의변화에 대한 책들을읽다가, 내가 가르치는 학생들에게 변화하는 사회에 대하여 어떻게 표현해야 하나 고민하다가 [Book만남] 유튜브 채널까지 운영하고 있는 것 같다.
결론적으로, 난 지난 10일 동안 팔자가 바뀌었다.8년 전 고3 담임을 할 때 옆자리 멋진 국어 선생님은 아이들 동화를 쓰는 동화 작가였다. 그가 썼던 동화책을 선물 받으며 참 부러워했던 기억이 난다. 그때는 내 팔자에는 작가가 없다고 생각했던 것 같다. 그래서 그를 동경하며 참 부러워하던 내가, 작가가 된 것이다. 글을 읽기만 하던 사람이, 이젠 글을 창작하여 써나가는 사람이 된 것이다. 팔자가 바뀌었다. 그것도 지난 10일 만에 일어난 일이다.
어떻게 그것이 가능했을까? 그건친구 때문이다. [빡독 x대구] 리더인 그를 처음 봤을 때 지역 사회의 멋진 CEO였다. 빡독이라는 멋진 문화가 있었지만 그것은 서울에 살고 있는 사람들만이 누릴 수 있는 문화라 생각하며, 동경만 했었는데, 대구에도 빡독이 있다는 것 아니겠는가 당장 신청했고, 그곳에서 [빡독 x대구] 리더 이준명 씨를 만났다. 친구 따라 강남 간다고 했던가 그를 친구라 불러도 될지 모르겠지만, 지역사회를 위하여 기꺼이 자신의 사비를 털고, 시간을 쏟아내는 그를 보며 대단하다는 생각이 들었고, 그와 친구가 되고 싶었다. 그런 그가 [빡독 x대구] 카톡방에 [한 달]을 소개하는 것이 아닌가 자신이 진행하는 [한 달 브런치]를 소개하는 것이었다. 그가 하고 있는 것이라면, 왠지 믿음이 갔고, 그가 가는 길을 함께 가고 싶었다. 그리고 무작정 그에게 개인 카톡을 날렸다. [한 달 브런치]하고 싶다고 하지만 나는 브런치 작가가 아니 였기에 신청 자격이 주어지지 않았지만 지성이면 감천이라 했던가 브런치 작가에 빨리 신청한다는 조건으로 나도 [한 달 브런치]를 함께하게 되었다.
나는 그동안 매일 블로그에 글을 썼고, 매일 인스타그램에 SNS를 올리던 사람이었다. 매일 글쓰기 뭐가 그리 힘들까? 아니 브런치 작가 뭐 그리 힘들까? 나도 그동안 써왔던 블로그의 글 몇 편과 맥주 한 잔 마시며, 돌아가신 아버지를 추억하는 글을 쓰고 겁도 없이 브런치 작가에 신청을 했었다. 그리고 돌아온 거절의 메시지를 받고 잠시 멘탈이 흔들렸다. 주변 사람들에게"2020년 휴직하며 내 이름으로 된 책 한 권 내서 돌아오겠습니다."라고 정말 겁 없이 말하고 다녔는데, 브런치 작가 거절이 정말 부끄러웠다. 그리고 내 팔자는 정말 쉽게 주어지는 것이 하나도 없구나, 간절히 빌고 소망하고 노력해야 얻어지는 팔자구나 생각했다.
[한 달 브런치] 가족들에게 브런치 작가 거절됨을 이야기하며, 한 없이 작아졌었다. 내가 브런치 작가가 아니니 함께 할 자격이 없는 것은 아닌지 이야기하기도 했다. 그때 우리 팀은 브런치 사관학교라고 칭하며 내가 브런치 작가가 될 수 있도록 이끌어 준 리더님, 응원해 준 위대한 필맨, 하니작가, 가운작가 모두에게 고맙다는 말을 전하고 싶다. 내가 지금까지 써왔던 글들은 그냥 내가 주절주절 일기처럼 써내려 왔던 글, 나의 일상을 기록하는 글들만 썼었던 것 같다. 나의 글을 객관적으로 분석하고 한 권의 책으로 나올 가능성이 있는 글로, 책을 기획하듯이 목차를 써가고, 글을 적어 브런치 작가에 신청했다. 두둥
드디어, 내 팔자에 작가라는 것이 들어왔다. 나는 팔자대로 편하게 사는 사람이 아닌가 보다 사실 내 팔자에는 교사도 작가도 없었는지 모른다. 그냥 내 팔자에는 치열함, 무엇인가를 얻고자 하면 치열하게 노력해야 함 만이 있었는지 모른다.
나는 지난 10일 동안 치열하게 글을 쓰며, 브런치 작가라는 타이틀을 가지게 되었고, 객관적으로 나의 글을 판단해 보기도 하였으며, 올 한 해 동안 어떤 글을 쓰며, 어떻게 책을 출판할 것인지 고민할 것이다. 나와 평생을 함께하기로 약속한 짝꿍이 지난 10일 동안 나를 보고 "대단하다. 매일 그렇게 글을 쓰다니", 내가 가장 믿고 사랑하는 사람의 그 한마디는 앞으로 20일을 더 글을 쓸 수 있는 원동력이 되어주는 것 같다. 하지만 난 앞으로 그냥 글이 아니라 세상을 향해 메시지를 던지는 그런 글을 쓸 것이다. 나를 위한 글쓰기이지만 그것은 세상을 위한 글쓰기가 되기를 희망하며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