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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박혜민 Jun 19. 2020

욕조 배수구의 마개를 열자

이제, 몸을 챙길 때

book만남의 가치가자 5기 첫 번째 책으로 읽게 된 '이제 몸을 챙깁니다.' 독서모임이 아니었다면 이 책을 내가 읽었을까?

책 제일 처음에 나오는 아플 시간 조차 없다고 살았던 사람이 나였다. 그러던 내가 2018년 12월, 건강 검진을 받고 아밀라아제 수치가 이상할 정도로 높아서 추적 조사를 하려고 종합병원에 갔었다. (아밀라아제 수치가 높을 경우 췌장암을 경우가 종종 있다고 한다.)

그 시절, 학교 생활과 유튜브 촬영으로 밤늦은 시간까지 책 읽고, 유튜브 촬영하고, 아침 일찍 또 출근하고, 정말 내 몸을 혹사시켰었다. 무언가를 해야만 내가 존재한다고 생각하는 일중독에 빠진 사람 같았다. 그러다 검사 결과는 이상이 없는 것으로 나왔지만, 난 그날 이후로 밤늦게까지 유튜브 촬영을 하지 않는다. 그 이후로 아이들과 함께 잤다. 정말 한동안 푹 자고 나니 나의 수면 부채가 좀 해결되었던 것 같다.

그런 일이 있었음에도, 나는 내 몸을 잘 챙기지 않았다. 얼어 죽어도 아이스 아메리카노였고, 아이들은 아침을 챙겨줘도 나는 잘 먹지 않았다.

그러던 내가, 이제는 많이 바뀌었다.
지난달 한달 커뮤니티 안에서 진행되는 사이드 프로그램으로 한달 건강 습관이 있었다. 그곳에서 하루에 물 1.5리터 마시기, 스쿼터 1개 하기 이런 소소한 건강한 습관 7가지를 인증하는 것이었다. 그것을 하기 전까지는 몰랐었다. 내가 물을 이렇게 안 마시는지, 참 내가 내 몸에 무심했음을 절실히 느꼈었다.

이 책을 읽으면서 저자에게 혼나는 느낌이었다. 그리고 내 몸에게 너무 미안했다. 그리고 사과했다.

우연의 일치일까?
요즘 주 3회 달리기를 하고 있다. 달리기를 하지 않을 때는 30분 정도 산책을 하고 있다.
내가 운동을 즐기는 사람이 아니다. 평소에는 숨쉬기 운동뿐이 하지 않았다.

작년의 경우 걷기 30분도 사실 너무 힘들었다. 그때 동네 목욕탕을 티켓으로 끊으면서 시간만 나면 목욕탕을 갔다. 정말 몸이 좋지 않아서 할머니들처럼 온탕에 의지해 혈액순환 원만하게 했었다. 그리고 가뭄에 콩 나듯 마사지를 받으며 근근이 나의 몸을 유지하고 있었다.

그런 과정이 있었기 때문에 요즘에는 아침이나 저녁 시간이 내서, 운동을 한다.

우연의 일치인 것인지? 유인력으로 내가 끌어당긴 것인지는 모르지만, 나는 이제 내 몸을 챙기고 있다.

주체적으로 내 삶을 돌보자.
어느 누구의 이끌림이 아니라, 온전히 나의 몸을 챙겨보고 느껴보자.

'이제 몸을 챙깁니다.'를 읽으면서 저자에게 혼나는 느낌이 들었다. 읽으면서 알게 모르게 내가 내 몸을 챙기려고 노력했구나. 이제 잠을 잘 때 내 몸을 스캔하고, 내 몸을 존중하면서, 주체적으로 살아가야겠다.

몸챙김은 '몸이 있는 곳에
마음이 머무르는 것'을 말합니다.


요즘, 휴직을 하면서 집안일과 육아로 스트레스를 받으면 문을 열고 걸으러 나갔다. 아! 내가 스스로 살려고 걸었구나.


걷기는 우리의 감정적 에너지들을 신체의 운동 회로로 배출해 줍니다. 마치 걷기는 욕조 배수구의 마개를 여는 것과 같습니다. 걷게 되면 마음속 갇혀 있는 꽉 막히고 답답한 감정들이 빠져 납니다.


하루에 한 번은 욕조 배수구의 마개를 열자. 내 몸아 그동안 고생했어, 무심한 주인을 만나서 40년을 힘들게 살아왔다. 이제는 내가 소중히 보살필게, 주체적으로 살아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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