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 , 도서관이 지금 폐쇄 상태여서, 독서 모임을 시작하지 못할 것 같아요. 정확한 일정을 말씀드리기가 힘들 것 같아요.
도서관 독서모임은 작년 12월 [대구 X 빡독 ] 5회 안 의 느슨한 유대감으로 연결된 것이었다. 빡독 행사에 2번이나 선정된 경험이 있지만, 부끄럽게 노쇼 했었다. 처음 신청할 때는 무슨 일이 있어도 빡독 행사에 참여하리라는 마음으로 신청했지만, 그날마다 집안에 일이 생기거나, 아이가 아프거나 온전히 나의 시간을 내 마음대로 쓸 수 없음이 야속했었다. 그리고 그때 처음으로 서울에 살고 싶다는 생각을 했었다. 그러던 중 체인지 그라운드 유튜브 하단에 각 지역 [빡독 ] 모임 링크가 걸려있었다. 정말 놀라웠다. 우와 각 지역마다 이렇게 빡독이 열리고 있구나. 내가 살고 있는 대구에도 있구나. 벌써 4회나 진행되었다고 다음에는 꼭 신청해야지 하고 신청했던 것이 [대구 X 빡독 ] 5회였다. 나는 꼭 참여하고 싶은 마음에 스피치도 신청했었다. 그런데 대구는 스피치를 신청하지 않더라도, 신청하면 거의 모두 참여할 수 있는 줄을 그때는 몰랐다. 그랬어도 나는 스피치를 신청했겠지만 ^^
[대구 X 빡독 ]가 열리는 날, 성서 쪽에서 열려서 차를 두고 편히 지하철을 타고 갔다. 스피치가 어떤 형태로 진행되는 줄을 몰라 나는 노트에 발표 내용을 적은 것을 보고 또 보고 지하철 안에서 얼마나 연습을 했는지 맞은편에 앉은 사람은 아마 내가 시험 준비를 하는 줄 알았을 것이다.
여유 있게 도착하고 빡독 행사가 진행되는 장소를 찾고 있는데, 나처럼 건물을 이리 기웃 저리 기웃하시는 분이 계셨다. 먼저 가볍게 인사하며, 빡독 오셨냐면서 같이 가자고, 나도 가는 길이라고 하며 같이 엘리베이터를 탔다. 나의 연배보다는 조금 많아 보이셨다. 난 스피치를 할 준비를 하며 조금 앞자리에 앉았다. 조심스럽게 오시더니 같이 앉아도 되냐고 물으셨다. 기꺼이 앉으시라고 하며 가볍게 인사를 나누고 나는 다시 스피치 예행연습을 했다.
나의 스피치 순서가 1번이었다. 순 싹
스피치가 끝나고 자리에 돌아왔다. 준비한 것의 절반도 이야기를 못한 것 같다. 고등학생들 앞에서 이야기할 때와 어른들을 대상으로 이야기할 때가 이렇게 다르구나. 다른 분들은 PPT를 준비해 오셨더라. 아!!! 나도 그랬어야 하는구나.. 다음에는 꼭 PPT를 준비해야지
나와 같은 자리에 앉으신 분이 점심시간에 먼저 말씀을 건네셨다. 선생님이 셨군요. 스피치 너무 잘 들었습니다. 우리는 가벼운 이야기를 나누었다. 책을 좋아한다는 점, 빡독 행사에 참여하는 적극성을 가지고 있는 두 사람이었기에 이야기는 즐거웠다.
마지막 스피치, 이창현 작가님의 스피치였다. 작가님의 스피치가 끝나자,
대단하시지요. 우리 도서관에 강의 오셨을 때도 반응이 좋았어요.
어머나! 도서관에서 일하시는 건가요?
자연스럽게 도서관 이야기로 대화가 진행되었다. 그리고 마무리는 저도 도서관에 강의하러 나가드릴 수 있습니다. 내년부터는 휴직하기 때문에 재능기부 차원으로 가드릴게요.
우리 도서관 멀어요. 의성입니다.
"괜찮아요. 저 운전합니다. 여행 삼아 가지요. 매주는 힘들어도, 2주에 한 번은 갈 수 있을 것 같아요."
사서 선생님의 눈이 반짝이셨다.
"안 그래도 내년에 사업을 딴 것이 있는데, 너무 멀어서 잘 안 오시려고 해요."
"사람만 모아주시면, 갈게요. 연락 주세요."
나의 연락처를 알려드렸다.
그렇게 느슨한 유대감이 의성 도서관에 한 달에 2번 화요일 저녁마다 "마이크 샌델 시리즈"로 준비를 했었는데, 코로나 사태로 11분을 모았으나 진행할 수 없다는 것이다. 전화를 끊기 전에 말씀드렸다.
"도서관에서 신청해 주신 분들에게 연락해서 저에게 연락처를 넘겨도 괜찮다고 하시면
제가 메일로, 카톡으로, 밴드로 그리고 영상회의로 독서모임을 진행해 볼게요."
코로나로 가만히 있을 수 없다. 책을 읽는 것에 사람을 만나는 것이 꼭 면대면일 필요 있을까?
다양한 방법으로 연결될 수 있음을 알지 않는다. 각자의 자리에서 연결될 수 있음을 [한 달]을 통해 너무나 절실히 잘 알고 있지 않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