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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철에서

by 아무개


살며, 처음 겪는 일이라

모든 것이

지금 같았으면 하는 마음이


네가 어딘가에서

잘 지내고 있을 거라는 생각만 해도

충만해져, 내 하루가


너는 절대 생각도 못 할 걸

전철에 기대어,

나는 지금 한강,

한강을 건너는 중이라고


녹은 얼음 사이로

헤엄치는 거위들과

빽빽하게 늘어선 차와 전선

불쑥, 떠오른 네 생각과

네 온도를 닮은 태양

그래, 너는 여기 있는 거야


내릴 곳이 어딨니,

너를 찾는 걸음은

진작에 끝이 났어도

내 마음은 전철처럼

정확히 정해진 길을 따라갈 거야


살며, 처음 겪는 일이야

이토록

그리운 마음에 안도하는 것이 말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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