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10
오늘도 말하고 싶다
나를 누르는 춘분에게,
마지막 문장을 남기고 닫혀버린 편지에게,
사라진 것처럼 보이지만 여전히 내 안에 맴도는 목소리들에게
나를 빛대주던 그대들에게
나는 그대들을 사랑했다고
오늘도 말하고 싶다
그 시절 훔친 새벽처럼,
다 타고 남은 촛불의 심지처럼
내 손안에 있었으나 언제인지 모르게 사라져버린
나를 빛내주던 그대들에게
지금도, 여전히 사랑한다고
나는 안다
사라지지 않았음을
떠돌이 별처럼 길을 잃었을 뿐,
주인을 잊은 문처럼 오래 닫혀 있었을 뿐.
나를 빛내주던 그대들은
사라지지 않았음을
나는 안다
오늘도 그대들이 보고 싶다
나를 빛내주던 그대들의 순간들이
그러나 나는 묻는다
정말 누구를 그리워하는 가
그대인가, 아니면
그대가 머물렀던 시간 속의 나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