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분에 있는 잡초를 못 뽑는다.
뽑으려다가 내가 기른 화초와 잡초를 번갈아보고
한숨을 쉰다.
너도 생명, 너도 생명인데
한번 살아봐.
너무 커버린 나무를 가지치기한 후 잘라낸 가지를 버리지 못한다.
여분의 화분을 사서 꽂아놓고
살 수 있으면, 살아 봐.
살아남는다.
금전수, 파키라, 스투키, 산세베리아.
잘린 부분 끝에서 뿌리를 내려 살아간다.
뿌리 어디에서 생명을 내는지
땅을 뚫고 새싹이 돋는다.
성장은 멈추었으나 자식은 길러낸다.
나는 화분에 우연히 끼어서 자라는 잡초이거나 가지치기 당한 식물이다.
어리석고 볼품없고 그럼에도 죽기 살기로 살아간다.
누구라도 응원의 메시지를 보내면 눈물이 날 것 같다.
그런 나에게서 뻗어 나온 자식 두 놈이 내 생애 최고 보람이면서, 어려움이면서, 죽고 싶지 않게 하는 삶의 원동력이다.
머리는 엄마에게서 물려받는다는 중차대한 언급부터
발에서 땀이 많이 난다는 사소한 불만까지
어쩔 수 없이 엄마 아니면 아빠에게서 물려받았을 그 무엇에 자랑보다는 불안과 미안함이 깃든다.
그리고 이 불안이나 당당하지 못한 심리도 물려주는 것은 아닌지 생각하면 명치끝이 아프다.
그러나 아들들아
그럼에도 나는 살아남았고 엄마가 되었고 너희와 행복하게 살기 위해서 노력한다.
그리고 너희도 별 볼 일 없는 유전자로도 뿌리를 깊이 내려 살아남고 아빠가 되어 너를 닮은 아이와 웃게 되기를 소망한다.
그때 너는 알 것이다.
불만이었던 너의 외꺼풀 작은 눈이 얼마나 사랑스러운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