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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기

by 향기로울형

요즘 아이들을 위해 해주는 게 아무것도 없다.

예전에는 공부도 가르치고, 운동도 같이 하고, 학원도 데려다주느라 바빴다.

그러나 이제 아이는 독립을 한 것 같다.

스무 살을 넘은 큰애는 이제 짐도 스스로 싸서 여행도 쓱 갔다가 온다.

내가 맛있는 것을 해주면 좋아하면서 먹지만

안 해준다고 해도 불편해하지 않는다.

열일곱이 된 둘째는 심리적으로 독립하는 중이다.

본인의 진로를 스스로 정했다.

혼자만의 시간을 가지며 스스로 견고해지는 중이다.

어느새 날지 못하는 엄마를 떠나 날려고 하고

헤엄치지 못하는 엄마를 떠나 헤엄치려고 한다.

날아본 적도 헤엄쳐 본 적도 없는 엄마로서

조바심 나고 두렵다.

어쩌면 아들은 멀리멀리 바다를 헤엄칠 수도 있고

멀리멀리 하늘을 날 수도 있으리라.


오늘 나도 용기를 내보련다.

너를 가두지 않는 용기

너를 믿어주는 용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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