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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바람 구두를 신은 Jun 20. 2023

헛소리

너를 위한 애가

지구의 중력을 두 배는 강하게 하는 그것

그래서 너만 땅 속으로 꺼질 것 같게 하는 그것

네가 예민해지는 날 너를 더 예민하게 하는 그것

너의 사춘기를 더 힘들게 했던


심해지지는 않겠지만 그렇다고 완전히 좋아지지도 않아요

의료진의 도움을 받으면 증상은 완화할 수 있겠네요.

물어물어 찾아간 유명하고 고명하신 의사 선생님은 말했지.

그런 말은 나도 할 수 있겠다. 


매일 맞닥뜨려야 하는 너의 슬픔

남들은 어떻게 볼까, 가끔은 몹시 괴롭고

어떤 날은 잊어버리지만

그래도 웃음 끝에 콕, 가슴을 찌르는 그것.


"그거 아무것도 아니야

장애물을 훌쩍 뛰어넘는 달리기 선수처럼

그까짓 것 훌쩍 넘어서서 달려가."

헛소리


"사람은 아픈 상처 하나씩 있어

너의 아픔으로 다른 사람 약점을 아파하고

품을 수 있는 사람이 되면 좋잖아."

이것도 헛소리...


그런 너의 아픔이 마냥 아픈 나는 

오늘도 시를 쓰는데 

내가 쓰는 이 시의 제목도

그저 헛소리네 헛소리


나도 몰라

사람들이 너를 어떻게 보는지

너의 상처를 눈여겨보는지 전혀 눈치채지 못하는지

나도 객관성을 잃었어

너처럼 나도 너의 상처에 묶여있나 봐


바라기는 하루에 한 번 괴로웠던 것이

이틀에 한 번 괴롭기를

그러다가 한 달에 한 번

그러다가 일 년에 한 번 어느 쓸쓸한 가을만 괴로웠으면 좋겠어


그러다가 아, 그런 게 있었지.

어느 날 문득 추억처럼 돌아봐져도 아무렇지 않게 되기를 

그렇게 되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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