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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글거북 Nov 09. 2022

카레 vs 볶음밥

당신의 선택은?

 카레와 볶음밥, 정말 훌륭한 선택지입니다. 하지만 저는 볶음밥에게 한표를 던지고 싶습니다. 늦가을은 한끼 한끼 식사에 진심이어야 하기 때문인데요. 물론 음식의 우열을 가릴 수는 없습니다. 하지만 아무래도 한번에 왕창 만들어 쟁여두고 먹는 카레보다는, 먹을만큼만 조리해야 하고 딱 그만큼의 양을 위해 재료를 손질해야 하는 볶음밥을 드십시오. 


 볶음밥, 쉬운 음식 같지만 어렵습니다. 일단 재료를 밥알 사이즈로 다듬는 것 부터가 상당히 중노동이죠. 설거지 중 가장 극혐이라는 도마 설거지를 해야 한다는 이야기입니다. 그리고 모든 재료가 융화될 수 있게 볶는 것은 또 어떻구요? 아니, 볶는 것을 떠나 그 전 단계인 밥을 짓는 것 부터 신경을 써야 합니다. 물이 너무 많아 수분이 많은 밥이 될 경우 고슬고슬 밥알이 날아다니는 볶음밥이 아닌 질척한 볶음밥이 되기 때문이죠.


 이렇듯, 볶음밥은 휘뚜루마뚜루 만들어서 대충 먹는다는 이미지가 강한 음식이지만, 도마를 꺼내고 칼을 꺼내 재료를 밥알 사이즈로 다듬고, "볶기 위한 목적성"을 가진 밥을 위해 의도적으로 물을 적게 잡아 밥을 해야 하고, 적당한 화력으로 알맞은 시간을 팬 앞에서 정성을 다해 볶아내야 하는 음식입니다. 재료를 넣고 푹 끓이면 되는 여타 음식들과는 확연히 결이 다릅니다. 서두에 이야기 했지만 하늘은 높고 말은 살 찌는 늦가을의 우리는 한끼 한끼에 진심을 다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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