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취미는 서로간의 배려로 99% 정도 이루어져 있습니다.
강습이 끝났다. 두 시간이 정말 순식간에 지나갔다. 강사님은 중간에 화장실을 갈수 있는 쉬는 시간조차 주지 않았다. 쉬는 시간을 주면 어색함을 못참고 담배피는 척 도망가는 사람이 많다고 했다. 어떻게든 단 하루만큼은 스윙 문화의 모든것(강습, 소셜, 뒷풀이)을 보여주고 싶다는 의지였다. 이 의지는 내가 그대로 계승하여 나도 첫 강습을 할 때 쉬는 시간을 일절 부여하지 않았다.
강습이 끝나고 그제서야 간단한 소개를 하고, 스윙 문화와 곧 시작될 소셜에 대한 설명을 들었다. 소셜에 대해서 간단하게 설명하자면, 강습 후 진행되는 자유 댄스 타임이라고 생각하면 된다. DJ이가 빠에서 음악을 틀고, 사람들은 자유롭게 상대에게 다가가 춤을 청한다. 그리고 자유롭게 춤을 즐긴다. 끝.
강습 후에 진행되는 설명은 주로 소셜 기본 매너에 대한 것이었다. 1주차인 우리는 소셜 시간에 뜻 하지 않게 실수하는 경우가 많았기 때문이다. 이를테면 상대의 춤을 매몰차게 이유도 없이 거절한다거나, 다른 사람을 발로 차놓고 사과하지 않는다던가 하는 기본적인 사항에 대한 설명을 들었다.
잠시 후 소셜이 시작되었는데, 나는 그 순간을 잊지 못할 것 같다. 그런 광경은 처음 보았기 때문이다. 원래 사람이 많고 시끄러운 것을 싫어해서 클럽같은 곳도 한번도 가본적이 없었는데, DJ의 음악에 따라 사람들이 일사불란하게 스텝을 밟고, 춤이 끝나면 새로운 파트너를 찾아 새로운 춤을 또 시작하는 과정들이 너무 신기했다.
그리고 무엇보다 중요했던 것은 그 사람들의 표정이 너무 행복해보인다는 것이었다. 스윙댄스는 사람을 행복하게 하는 모든 요소를 다 갖추고 있다. 기분좋은 적당한 스킨십, 빠에 흐르는 흥겨운 음악, 말 없이 몸짓 만으로 의사소통이 되고 합을 맞추며 하나의 춤을 완성할 때의 쾌감. 그리고 행사가 있으면 빠에 깔리는 맛있는 음식과 맥주, 소소한 이벤트까지.
물론 1주차인 우리들은 대부분의 시간을 빠 구석에 곰팡이처럼 우두커니 서있었다. 팔뤄들은 리딩을 기가 막히게 하는 선배 기수들을 만나면 그럭저럭 즐길 수 있었지만 춤을 리딩해야 하는 우리 리더들은 그야말로 고역이었다. 한번씩 팔뤄 선배들이 다가와서 홀딩(춤을 추자고 청함) 신청을 하면 거절은 못하고, 쭈뼛쭈뼛 나가서 기본 스텝만 3분 내내 밟다가 돌아오곤 했다.
지터벅 강습생들은 초보임을 알리기 위해 가슴에 커다란 명찰을 찬다. 배려받아야 하는 존재이기 때문이다. 군대로 치면 노란 견장을 찬 이등병이라고 생각하면 되겠다. 춤을 추는데 있어서 초보자이니 배려하라는 의미도 있고, 춤에 재미 붙이기 전에 연애쪽으로 이탈되지 않게 작업(?)을 걸지 말라는 의미도 있다. 선배들은 명찰을 달고 있는 우리가 빠에 무난히 적응할 수 있도록 하나부터 열까지 배려해주었다.
스윙댄스는 소셜, 즉 사회적 취미 활동이다. 그래서 더 매력적이다. 사진, 테니스, 독서, 자전거 등등 다양한 취미는 수반되는 아이템들이 있지만 스윙댄스는 오직 음악과 서로의 몸뚱아리 뿐이다. 즉 사람이 전부인 취미인 것이다. 흥겹게 몸을 맞대며 땀을 흘리고 교감하며 즐긴다. 그만큼 서로에 대한 배려가 전부였다. 그렇게 우리는 강사님들과 선배들의 배려를 받으며 한주 한주 성장해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