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텔 조식 대신 간단한 단빙으로!

토핑은 취향대로

by 조혜미

대만으로 여행 가서 호텔 조식을 먹으면 대만의 아침밥을 비롯한 그 문화와 풍경까지 놓치는 것 같아 안타까울 지경이다. 그만큼 대만은 자타공인 아침밥 강국이다. 종류도 많고 맛있는 것도 많은데 그중 가히 대만 사람들의 최애 아침밥으로 꼽힐 만한 음식이 있다. 개인적으로는 교환 학생 이후 다시 대만에 놀러 갔다가 다시 한국으로 돌아오는 날 아침 친구들과 먹었던 아침, 바로 단빙(蛋餅)이다. 계란 전병이라는 뜻으로, 개인적으로는 총좌빙에 가려져 알지 못했던 맛있는 아침 메뉴였다.


가오슝에 있다가 마지막날 기차 타고 타이난으로 가서 단빙을 먹었다. 당시 토핑으로 뭘 넣어 먹었는지는 기억나지 않는다. 하지만 맛있었다는 것 하나만은 분명히 기억난다. 총좌빙보다는 덜 기름지고 부드러운 식감이었다. 조금 더 부담 없이 맛있게 먹을 수 있는 느낌이었다.


알고 보니 단빙은 총좌빙으로부터 발전된 음식이었다. 1949년 국민당 정부가 대만으로 이주했을 때 대만에 총좌빙이 대만에 처음 등장했다. 외성인(外省人, 1945년~1949년 중국 대륙에서 대만으로 이주한 사람)들이 쌀이 주식이던 대만에 밀가루 식문화를 들여온 것이었다. 하지만 당시 경제적으로 상황이 여의치 않아 먹을 것이 귀했다. 비싼 편이긴 했지만 영양소가 풍부한 계란을 총좌빙에 넣어 먹기 시작했다. 이것이 태초의 단빙이다.


당시 사람들은 좀 더 부드러운 식감을 원했다. 결국 밀가루에 녹말가루와 고구마 가루를 넣어서 본인들의 입맛에 맞는 단빙으로 개량했다. 다만, 녹말가루와 고구마 가루가 밀가루보다 훨씬 비싸지 않았다면, 아마 단빙을 밀가루로 만들어 먹는 일은 없었을 것이다.


시간이 흘러 1994년 공장 단빙 반죽 대량 생산 시스템이 갖춰졌다. 냉동 상태로 이동도 가능해져 대만 곳곳에서 더 쉽게 단빙을 맛볼 수 있게 됐다.


혹자는 중국에도 단빙이 있다고 한다. 하지만 중국의 단빙은 애초에 반죽을 만들 때부터 밀, 계란, 물을 함께 섞어서 만든 것이다. 반면 대만의 단빙은 반죽을 다 만든 다음 계란을 추가하는 방식으로 만들어진다.


한편, 전통 단빙과 현대 단빙은 식감이 다르다. 전통 단빙(古早味蛋餅)은 린빙(淋餅)이라고도 불리며, 식감이 부드럽고 쫄깃쫄깃한 편이다. 이는 찬물을 넣어 만들기 때문에 탄력 있고 질긴 완제품이 만들어지기 때문이다. 반면, 현대 크리스피 단빙(現代酥脆蛋餅)은 식감이 좀 더 바삭한 편이다. 이는 뜨거운 물을 넣어 만들기 때문이다.


단빙은 전통적인 방식대로 그 자체로 즐기는 것도 맛있지만, 각자 취향에 맞는 토핑을 추가하면 더욱 풍성한 식감과 맛을 즐길 수 있다. 토핑에는 옥수수, 햄, 소시지, 치즈, 베이컨, 참치, 야채 등이 있다. 경우에 따라서는 2~3가지를 함께 넣어 먹어도 된다. 그러면 노릇하게 구워진 단빙 속에 다양한 맛을 내는 각종 토핑이 어우러져 입 안 가득 즐거움이 가득해진다.


단빙은 남녀노소 할 것 없이 대만 사람들에게 굉장히 익숙한 아침 메뉴다. 단빙 전문점까지 있을 정도다. 토핑도 다양해 원하는 맛으로 즐길 수 있으니 호불호도 많이 갈리지 않는 편이다. 여러 명이 같이 아침을 먹는다면 각자 하나씩 시켜서 나눠 먹는 것도 단빙을 즐길 수 있는 방법이니 대만에서의 하루는 골목길의 단빙으로 시작해 보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