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화 — 다시 살아보겠다는 마음은 아주 천천히 온다

by 테디

도박에서 벗어난 뒤
나는 다시 일상의 길 위에 서게 되었다.
하지만 그 일상은
전과 같지 않았고
내가 걷는 방식도 전과 같을 수 없었다.

회복이라는 말은
늘 밝고 강한 단어처럼 들렸지만
실제로는
빛도 어둠도 아닌
애매한 회색의 감정으로 다가왔다.
나는 여전히 흔들렸고
틀어졌던 마음을 완전히 펴지 못했고
아버지가 남긴 상처는
쉽게 지워지지 않았다.

세상은 말했다.
“도박을 끊었으면 된 거다.”
하지만 사람들은 몰랐다.
도박보다 더 깊이 남는 상처가
그 뒤에 있다는 것을.

나는 도박에서 벗어났지만
아버지라는 존재가 남긴 말들에서
완전히 벗어난 것은 아니었다.
그는 마지막까지
나를 지켜주지 않았고
마치 버려도 되는 존재처럼
쉬운 말들로 나를 잘라냈다.

나는 이제 안다.
부모라고 해서
항상 지켜주는 것은 아니라는 것을.
자식이라고 해서
항상 용서해야 하는 것도 아니라는 것을.

아버지는 여전히 아버지다.
그러나 그 이름에
더는 기대지 않는다.
그 일은
내 삶을 지키기 위해
내가 세운 아주 조용한 거리였다.

반면
어머니는 나를 붙잡았다.
가장 어두운 밤에
가장 조용한 말로
나를 다시 사람으로 만들었다.

나는 그 두 사람 사이에서
삶의 모양을 새로 만들어야 했다.
어머니의 온기로 버티고
아버지의 상처로 배웠다.
사람이 사람에게 줄 수 있는 것과
사람에게 빼앗길 수 있는 것을.

그리고 사회는
도박에 빠진 사람들을
끝까지 품지 못했다.
치료센터는
살아남은 사람들의 대기실이었고
그 바깥의 세계는
도박을 부추기는 구조로 가득했다.
쉽게 열리는 문, 막히지 않는 길,
유혹으로 가득한 화면들.
아무도 이 구조를 제대로 막지 않았다.

나는 그 구조의 어둠을
두 눈으로 보았다.
그리고 그 어둠 속에서
조용히 깨달았다.

살아남는 것은
제도가 아니라
사람이라는 것을.

어머니의 한마디처럼,
친구의 손길처럼,
내 안에서 잠깐 일어나는 작은 결심처럼—
그 작은 무언가가
절망에서 사람을 끌어올린다.

나는 이제 완전히 괜찮은 사람이 아니다.
하지만 그럼에도
살아보겠다는 마음을
하루에 한 번은 붙잡아본다.

어떤 날에는 승리하고
어떤 날에는 무너진다.
그러나 중요한 건
내가 다시 살아보려 한다는 것이다.

회복은 끝이 아니라
계속되는 선택이었다.
나는 그 선택을
오늘도 조용히 한다.

아무도 보지 않는 자리에서
나는 아주 천천히
나로 돌아오고 있었다.

이전 14화13화 — 회복된 삶 속에서 가장 회복되지 않는 관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