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화버스-괜찮다는 말은 대체로. 괜찮지 않을 때 나온다

2부-출근길. 흔들리는 마음들

by 테디

아침 7시 56분.

버스는 이미 만원이었고,

사람들은 말없이 창밖을 보거나

휴대폰을 쳐다보거나,

그냥 멍하니 서 있었다.

나는 뒷문 근처 손잡이를 잡고 있었고,

그는 내 옆에 조용히 서 있었다.

버스는 천천히 출발했고,

우리도 그 흔들림 속에서

묵묵히 하루를 준비하고 있었다.

“오늘도 그냥, 무사히만 지나가면 좋겠다.”
내가 말했다.

“그게 요즘 바라는 전부야.”

그는 작게 웃었다.

“무사한 하루가 제일 어려운 하루지.”

그 말이 묘하게 서글펐다.

우리의 현실은 그렇게 간단하지 않았다.

정류장에 정차하자

한 아주머니가 자리에 앉으라는 제안을 거

절하며 말했다.

“괜찮아요, 나도 아직은 버틸 만해요.”

그 말이 이상하게 마음을 쿡 찔렀다.

‘버틸 만하다’는 말.

어디부터가 괜찮고, 어디까지가 힘든 걸까.

“방금 그 말, 들었어?”

내가 말했다.

“응.

근데 나는 그 말 안에서 묘하게 슬픔이 느껴졌어.”

“왜?”

“괜찮다는 말은,

대체로 괜찮지 않을 때 나오는 말이니까.”

나는 고개를 돌려

그의 옆모습을 잠시 바라봤다.

눈에 피로가 묻어 있었지만,

말은 다정했다.

“오늘도 버틸 수 있을까?”

내가 물었다.

그는 나직이 대답했다.

“같이 있으니까,

아마도.”

버스는 흔들렸고,

우리는 여전히 서 있었다.

그리고,

그 말 한 줄이 오늘을 버티게 해줄 것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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