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화. 사무실 – 아무 말 없이도 닿는 순간

by 테디

오전 11시 12분.

문서가 쌓여 있고, 키보드 소리가 점점 잦

아들 즈음.

사무실엔 누구도 말을 많이 하지 않았지만,

말이 없는 만큼 공기는 더 무거워졌다.

그는 반대편 자리에서 모니터를 바라보고

있었고,

나는 커서를 움직이다가 멍하니 창밖을 보았다.

슬쩍 들려오는 대화들.

“이거 지난주까지였는데, 수정 또 들어갔

어요.”

“팀장님 오늘 좀 예민한 거 같지 않아?”

“그래도 말 못 하겠어요. 눈빛이 벌써…”

사무실 안에서 오가는 말은 대부분 업무

의 언어였지만,

그 안에 섞인 지침과 체념은 훨씬 더 분명

하게 들렸다.

나는 잠깐 자리에서 일어나

자판기 앞에 섰다.

커피를 뽑는 동안,

그가 조용히 다가와 옆에 섰다.

“너, 괜찮아 보여도 안 괜찮은 거 알아.”

그 말에 나는 대답 대신

종이컵을 두 손으로 꼭 쥐었다.

“안 괜찮은 걸 들키지 않아야

살아남을 수 있는 곳이잖아.”

내 말에 그는 말없이 고개를 끄덕였다.

우리는 말없이 복도 쪽으로 걸었다.

잠깐의 공기, 잠깐의 햇살.

그 안에서 숨을 쉬는 법을 조금씩 되찾는 시간.

“나는 그냥…

말 없이도 누가 내 마음 알아주면 좋겠다

고 생각했는데

지금 그게 된 것 같아."

서로 모른 척하는 공간 속에서, 조용히알

아주는한 사람이 있다면, 그하루는 충분히

괜찮다".

그는 작은 미소를 지었다

“나도 누군가에게 그런 사람이 되고 싶었어.

지금, 그렇게 느껴졌다면… 오늘은 괜찮은 날.”

그 말에 마음이 조금씩 풀렸다.

사무적인 공기 속에도

조용한 다정함은 틈처럼 스며들었다.

이전 08화7화. 엘리베이터 – 23초의 마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