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무실 건물 1층.
엘리베이터 앞에는 익숙한 얼굴들이 줄지어 섰다.
말은 없지만, 각자의 눈빛엔 다들 준비된
긴장이 묻어 있었다.
지각, 피로, 예민함, 눈치.
그 모든 것을 꾹 누르며 서 있는 시간.
문이 열리고,
우리는 아무 말 없이 올랐다.
11층까지 23초.
그 짧은 시간 안에
마음은 이미 하루의 절반쯤을 써버린다.
그는 내 옆에 조용히 섰다.
동료 하나가 내게 말을 건넸다.
“어제 자료는 다 넘겼지?
팀장님이 오전 중에 본다던데.”
“응, 새벽까지 다 정리했어.”
그 말에 뒤편에서 누군가 툭 던지듯 말했다.
“요즘 너네 팀 진짜 살벌하더라.
살아남기 바쁘겠어.”
웃음이 새어 나왔지만,
나는 웃지 않았다.
그 말이 농담으로만 들리지 않았기 때문이다.
엘리베이터 안의 공기는
가만히 있어도 지치는 온도로 가득했다.
그가 메신저를 열고
짧은 한 줄을 보냈다.
[너, 지금 표정으로 다 말하고 있어.]
나는 답을 보내지 않았다.
그저 메신저 화면을 잠시 바라보다
숨을 천천히 들이마셨다.
문이 ‘띵’ 하고 열리고,
우리는 각자의 자리로 향했다.
"말하지않아도, 우린 모두 같은 무게를
나누고 있었다."
누군가는 웃었고,
누군가는 무표정이었고,
나는… 그 사이 어딘가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