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화. 야근 – 끝나지 않는 오늘의 끝

by 테디

오후 7시 48분.

사무실엔 여전히 불이 꺼지지 않았다.


하나둘 퇴근한 책상들이 늘어났고,


남은 사람들은 말없이 키보드만 두드렸다.


프린터 돌아가는 소리,


어딘가에서 새어 나오는 마른기침,


그리고


긴 하루가 식어가는 냄새.


나는 모니터 앞에 앉아


아직 끝나지 않은 문서를 바라보고


있었다.


그가 다가왔다.


“또 야근?”


“응. 오늘도.”


말없이 그가 내 책상 옆에 앉았다.


말을 덧붙이지 않고,


커피를 내밀었다.


“이건 내가 타온 거야.


오늘은 네가 좀 덜 쓰였으면 좋겠어서.”


그 말에 나는 커피를 받으며 작게 웃었다.


“가끔은 내가 일에 갇혀 있는 느낌이야.


시간도, 감정도, 표정도.”


그는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나는 네가 무너지지 않으려고


노력하는거, 알고 있어.


근데 노력하는 것도 계속 되면 아프잖아.”


그 말에 마음이 잠깐 흔들렸다.


내가 너무 오래 참고 있었던 건 아닐까.


누군가의 기대,


스스로의 기준,


무너지면 안 된다는 생각들.


“그래도 너는 늘 돌아오더라.”


그가 말했다.


“늦게라도,


늘 너답게 돌아오는 사람.”


나는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오늘도 그렇게 버티는 중이야.


그게 나니까.”


무너지지 않으려고 단단해졌던 마음이


누군가의 다정한 말 앞에서


비로소 풀어지기 시작했다.”


야근은 끝나지 않았지만,


그 말이 오늘 하루의 끝을


조금 더 견딜 수 있게 해주었다.

이전 13화12화. 복도 – 지나가는 말 속 진심 하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