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화. 편의점 – 아무것도 아닌 듯한 위로

by 테디

집 근처 골목 끝, 늘 같은 자리에 있는

편의점.


지친 몸을 이끌고 문을 열면,


괜히 조금은 안도하게 된다.


언제나 켜져 있는 불빛,


익숙한 냄새,


그리고 사람 없는 조용함.


우리는 말없이 서로 다른 쪽으로 걸었다.


그는 라면 코너,


나는 음료 진열대 앞.


“뭐 먹을래?”


그가 물었다.


“딱히 배고프진 않은데,


뭔가는 먹고 싶네.”


나는 우유 하나와 과자를 들었다.


그는 컵라면을 고르며 말했다.


“편의점은 참 이상해.


별거 없는데도,


들어오면 조금은 덜 외로운 기분.”


나는 작게 웃으며 대답했다.


“아무것도 안 해도 괜찮은 공간 같아.


그냥 있는 것만으로 위로가 되는 곳.”


우리는 계산을 하고


바깥 의자에 나란히 앉았다.


별다른 말을 하지 않아도


작은 배려 하나로도 마음이 풀릴 때가 있다.


“오늘 하루가 참 길었는데,


여기 이렇게 앉아 있으니까


그 길었던 하루가 조금은


정리되는 느낌이야.”


내가 말했다.


그는 컵라면 뚜껑을 살짝 열며 말했다.


“우리가 자주 오는 이 자리,


사실은 마음도 같이 쉬고 가는 곳이었네.”


“별 의미 없는 곳이,


가끔은 마음을 가장 안전하게


내려놓게 한다.”


나는 우유를 한 모금 마셨다.


밤은 조용했고,


우리의 오늘도 조금은 가벼워지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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