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화. 집 – 오늘을 무사히 지나온 우리

by 테디

현관문이 열리고,

조용한 집 안 공기가 스며들었다.

아침에 나왔던 공간인데

밤에 다시 들어오면 늘 조금 낯설다.

천천히 신발을벗고.

불을켜고,

소파에 가방을 내려놓았다.

그는 말없이 주방 쪽으로 향했고,

나는 물을 따라 마시며 생각했다.

“오늘 참 길었지.”

그가 소파에 앉으며 말했다.

나는 그 옆에 앉아,

몸을 기대듯 누웠다.

“응.

근데 너랑 이렇게 돌아오니까,

하루가 조금은 덜 헛된 느낌이야.”

그는 내 어깨에 가볍게 기대며 말했다.

“우리, 늘 같이 있는 건 아닌데

같은 방향으로 걸어가고 있는 것

같아서 좋아.”

나는 눈을 감았다.

불 꺼진 방보다 더 편안한 이 조용함.

우리는 말하지 않아도

하루가 서로에게 어떻게

남았는지 알고 있었다.

그가 조용히 쿠션을 치우고,

내 손을 가만히 잡았다.

“고마워. 오늘도 같이 살아줘서.”

나는 대답 대신 그의 손을 꼭 잡았다.

"아무 일 없는 하루의끝,"

그 안에 너라는 사람이 있다는 것만으로

나는 무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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