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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딸이 본 아빠

사진작가 박옥수

by Sylvia 실비아

나는 오늘도 아빠의 사진을 본다.

매일매일 페이스북에 올라오는 사진들로 아빠가 본 세상을 나도 본다.

사진가 박옥수, 내게는 아빠지만, 세상에는 한 시대를 기록한 작가다.

아빠의 사진에는 특별한 설명이 없다.

그저 “언젠가 이 사진을 본 누군가가, 그 안에서 자신의 이야기를 발견하길 바란다”는 마음이 담겨 있다고 말한다.

이렇게 아빠는 늘 사진으로 말한다.

글씨를 쓸 때도, 사진을 찍을 때도, 그리고 기도할 때도, 그는 한결같다.

조용하지만 우직하게, 세상을 바라보고, 기록하고, 남긴다.

아빠의 사진은 평범한 일상을 담는다.

그러나 그 평범함 속에는 한 시대의 고단함과 희망, 그리고 사람들의 표정이 오롯이 살아 숨 쉰다.

아빠는 늘 “사진은 순간을 붙잡는 게 아니라, 시간의 흐름을 담는 것”이라고 말한다.

그래서일까. 아빠의 사진을 보면, 그 안에는 지나간 시간과 사라진 풍경, 그리고 지금도 이어지는 삶의 이야기가 있다.

아빠는 사진을 찍을 때, 한 번도 서두르지 않는다.

대상이 무엇이든, 그 앞에서 묵묵히 기다리고, 그 순간이 스스로 다가오기를 기다린다.

그런 태도는 그의 사진에도, 그의 일상에도 베어 있다.

천주교 신자로서 아빠는 사진을 “하느님이 주신 탤런트”라고 말한다.

그는 사진을 통해 세상을 사랑하고, 사람을 이해하고, 고통과 기쁨을 함께 나눈다.

아빠의 사진에는 늘 기도가 깃들어 있다.

누구보다 겸손하게, 묵묵히, 자신의 길을 걷는 아빠.

나는 그런 아빠를 존경한다.

아빠의 사진은 내게 삶을 바라보는 또 하나의 창이고,

아빠의 글씨는 내게 따뜻한 위로이고,

아빠의 신앙은 내게 흔들리지 않는 뿌리다.

나는 오늘도 아빠의 사진을 넘기며,

이 시대의 기록자이자, 나의 아버지인 사진작가 박옥수를 마음 깊이 응원한다.


아빠, 당신의 사진이 앞으로도 많은 이들에게 따뜻한 이야기로 다가가기를

위로와 용기가 되기를,

그리고 당신의 삶이 오래도록 빛나기를,

딸로서, 한 사람의 관객으로서, 진심으로 기도합니다!

제8회 대한민국사진축전 박옥수특별전 시간여행 “서울1970“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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