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씨그림 #20

美人圖

by 다자녀 디자이너

내가 시를 쓸 수 있는 시간이
얼마나 남아 있을까


딱딱한 사설이 되어만가는
나의 언어들은
너를 표현하기엔 점점
거칠고 모자라기만 한데

너를 정말 가슴 깊이 담아둘 수 있는
아쉬운 시간이 얼마나 남아 있을까


너는 내가 찾을 수 없는 곳에서

다른 이에게 귀 기울이고

밝은 화장을 하고

따뜻한 체온이 묻어나는 숨을 쉬는데


어두워져만 가는 내게
소진하지 못한
다하지 못한 사랑이
너를 기억하는 시간이
기다릴 수 있는 시간이


아직 시를 쓸 수 있는 시간이
얼마나 남아 있을까

美人圖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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