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만의 돈 가치관을 세우자
우리 부모님 세대만 하더라도 돈 많은 게 자랑은 아니었다. 돈 많은 티를 내면 졸부라고 손가락질을 당했지 존경을 받지는 않았다. 그러나 2022년은 다르다. 여기서는 돈 많은 게 자랑이고, 자부심이고, 나의 능력이다. ‘돈=스펙’이다. 돈 많은 티를 내는 건 플렉스, 내지는 욜로지 ‘졸부’가 아니다. 돈의 힘은 가공할 정도로 막강하고, 나는 돈의 굴레에서 벗어날 수 없으며, 우리 사회 전체가 ‘돈의 논리’로 돌아가고 있다.
그래서 더더욱 돈에 집착하게 된다. 돈을 무조건 많이 벌기 위해서가 아니라, 도대체 돈이 뭐길래 이렇게 큰 힘을 발휘하는지 궁금하기 때문이다. 돈은 아주 애매모호해서 알듯 하면서도 전혀 모르고 있다는 느낌을 준다. 돈은 지갑 안에 든 지폐도 아니고, 단순히 ‘교환가치를 지닌 무엇’도 아니며, 월급도 아니고, 금은동 재화도 아니며, 인터넷 뱅킹 계좌에 찍힌 숫자도 아니다. 그러나 동시에 이 모든 것이다. 돈은 ‘어디에나 있고 어디에도 없다.’
작년에 회사에 막 입사하면서 다사다난한 일이 많았다. 지방에서 서울로 올라오며 집을 구해야 했고, 그래서 대출을 받아야 했다. 돈을 벌다 보니 세금이니 적금이니 투자니 배울 것 투성이였다. 고등교육까지 다 받았는데도 내가 돈에 대해서 이렇게 모르다니! 큰 충격이었다.
일단 20대에 1억 원을 모으는 목표는 잡았는데, 구체적인 방법을 알려주는 사람도 없고, 돈에 대해 쓸모있는 정보를 가르쳐주는 사람도 없었다. 내가 가장 먼저 한 일은 질문을 던지는 일이었다. 돈은 뭘까? 아니, 돈이 나에게 있어 무엇이 되어야 할까?
1억을 모아가는 이야기를 착실히 연재하면서 나는 늘 이 질문을 마음속에 담고 있을 것 같다.
돈은 몰라도 인생은 무엇인지 조금은 알 것 같다. 인생은 돈보다 더 중요한 건 무엇인지 탐색해 가는 과정이다. 나는 돈 따위에게 인생을 저당 잡히고 싶지 않다. 돈보다 중요한 가치를 찾아서 그것을 버팀목 삼아 살아가고 싶다. 돈보다 더 중요한 무엇을 X라고 불러보자. X를 찾기 위한 공식은 아래와 같다.
X를 찾기 위한 조건
X는 구체적이고 명확해야 한다. ‘사랑’ ‘꿈’ ‘행복’ 같은 추상어 사용 금지. ‘가족’처럼 선택받은 소수만이 온전히 누릴 수 있는 것 금지. X는 나로부터 발원하여 나로 완결되는 것 중에서 고를 것. 만질 수 있을 만큼 선명하고 구체적이어야 하며 ‘세상에 실재하는 무엇’이어야 할 것. 그리고 당연하지만, 돈으로 살 수 없는 것 중에서 고를 것.
만약 당신이 ‘너의 X는 무엇이냐?’라고 내게 묻는다면, 나는 모른다고 대답할 거다. 모르니까 X를 찾기 위해 나는 산다. 과연 X란 게 존재하기는 하는 걸까? 바위를 산꼭대기에 올려놓기 위해 무한히 고역을 반복하는 시시포스처럼 이 세상에 없을지 모르는 X를 찾기 위해 무의미를 바투 쥐고 앞으로 나아가는 것, 내가 아는 답은 오로지 이것뿐이다.
자, 이제 서론이 끝났다. 나만의 돈 가치관을 세우면서 1억 원을 모아가보자! 그리고 끝끝내 X에 도달할 수 있기를 간절히 바라본다.
*<1억 프로젝트> 1편부터 차례대로 보시길 추천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