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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헤르메스 Mar 25. 2023

20대를 후회 없이 보내려면 '돈 공부'가 필요하다

feat. 챗GPT

출처: 이말년씨리즈 웹툰


인간이란 간절히 꿈꿔왔던 목표를 이루더라도, 금세 허망을 느끼는 존재라고 믿는다. a라는 꿈을 이루면(목표에 도달하면), b라는 다음 꿈이 생기고, 그 앞엔 c가 대기하고 있다. 예컨대 천 만원을 모으면 오천 만원을 욕망하고, 25평짜리 집에 살면 30평으로 넘어가려고 안간힘을 쓴다. 서 있는 위치가 달라지면 보이는 풍경이 달라지기 때문이다. 돈, 명예, 권력은 끝도 없는 욕망의 릴레이를 제공할 뿐 '후회 없는 삶'을 선사해주지 못한다.


20대를 후회 없이 보내기 위해선 어떤 목표(대학 진학, 대기업 입사, 자격증 취득 등등)를 설정하는 것보단 삶의 태도를 고민하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내가 20대를 보내며 갈고닦고 싶은 태도는 '길을 개척하려는 의지'이다. 오늘은 셀프 인터뷰 형식으로 이 태도를 자세히 정리해보려고 한다. 그 전에 먼저, 20대를 후회 없이 보내는 방법을 물으면 흔하게 나오는 대답부터 살펴보자. 요즘 너무나도 핫한 챗GPT에게 물어봤다.


헤르메스 묻고, 챗GPT 답하다


솔직히, 저걸 누가 모르나?


누구나 다 아는 상식은 무언가 깨달음을 주거나, 신선한 충격을 주지 못한다. 의미 있는 통찰을 제공하려면 기존의 상식과 다른 특색 있고 감각적인 생각이어야 한다. 챗GPT에겐 미안하지만, 뻔한 말은 대부분 하나마나한 말이다. 이제 슬슬 주제를 한정 지어서 이야기해보자. 내가 브런치에서 즐겨 다루는 '1억 원 모으기 프로젝트'와 '출판 편집자의 삶'을 중심으로 셀프 인터뷰를 하며, 내가 생각하는 20대를 후회 없이 보내는 방법을 톺아본다. 자, 시작!




Q0. 20대를 후회 없이 보내는 방법을 한마디로 정리한다면?

'돈공부'를 충실히 끝마치는 것, 그리고 "하루하루는 성실하게, 인생 전체는 되는대로" 사는 것.


Q1. 돈공부의 일환으로 20대에 1억 원을 모으려고 한다면서?

맞아. 난 경제적 토대를 마련하지 못한다면 어떤 꿈을 꾸든 실현 가능성이 거의 없다고 믿어. 창업을 하든, 독립을 하든, 프리랜서를 하든, 예체능 계열을 선택하든, 일반 회사에 취직하든 상관없이 돈은 반드시 필요해. 내가 무엇을 하고 싶은지 찾는 것만큼, 그 일로 어떻게 돈을 벌 것인지 고민하는 일이 중요하지. 이건 부모님이 수십 억 자산가가 아닌 이상에야 누구든 피할 수 없을 거야.


꿈을 꾸려면 꿈값을 지불해야 해. 내가 그 무엇보다 젊은 시절에 '돈공부'를 반드시 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어. 사람마다 성향도 다르고, 삶의 태도도 모두 다를 텐데, 강제로 돈에 종속되어야 한다니 너무나도 폭력적이지? 나도 그렇게 생각해. 하지만 피할 길이 없더라. 일전에도 말했듯, 돈으로부터 도망친 곳에 낙원은 있을 수 없거든. 하지만 오해는 하지마. 돈만 쫓는 사람이 되자는 말이 아니라, 돈이란 무엇이며, 돈을 어떻게 벌고 어떻게 쓸 것이며, 돈과 어떻게 관계 맺으며 살 것인지 공부해야 한다는 뜻이니까.


Q2. "돈은 있다가도 없는 거고, 없다가도 있는 거다. '지금 이 순간'을 즐기며 살아라."라는 말은 어떻게 생각해?

근거 부실한 헛소리. 대체로 주변 어른들에게 많이 듣는 말인데, 나는 전혀 믿지 않아. 30년 전이라면 모르겠지만, 2023년은 고도로 발전한 자본주의 체제하에 있고, 이곳은 '돈공부' 없이 변수를 만들기가 어려운 세상이야. 좀 더 나은 미래를 기대하기 위해서 필요한 건 '현재를 충실히 만끽하는 것'이 아니라 '돈공부를 통해 나만의 방법으로 자본주의에 적응하는 것'이라고 생각해. 아니, 좀 더 나은 미래가 아니라 현상유지를 하기 위해서도 이 순간을 즐기기는 무척 어려운 세상이야. 소설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에 나오는 '붉은 여왕의 법칙'을 들어봤니?


출처: 인터넷 어딘가


나를 제외한 모든 만물과 존재들이 달리고 있기 때문에, 똑같이 뛰어야 겨우 현상유지를 할 수 있다는 역설을 담은 용어야. 하나만 분명히 할게. 나는 자기계발 만능주의를 말하려는 건 아니야. 그보단 무작정 '욜로'나 '현재를 즐겨라.'라고 손쉽게 외치는 건 무책임한 일임을 지적하고 싶은 거야. 그런 삶이 어떻게 지속가능하겠어? 우리는 팍팍한 현실을 꿰뚫어 좀 더 나은 미래를 만들 수 있는 해결책을 찾아야 하지, 현실에 눈 감고 환상을 살아서는 안 된다는 말을 하고 싶었어.


우리 아빠 세대만 하더라도 직장생활만 열심히 해도 집 사고, 차 사고, 결혼해서 애 키우는 게 아주 힘든 일은 아니었다고 하더라. 누구나 꿈꾸는 중산층의 삶이었다고. 하지만 지금은 어때? 1인 가구는 전체 가구의 3분의 1이나 차지하고, 원룸살이 하는 청년이 폭증하고, 공동체가 찢어지고 다원화됨에 따라 각자도생하는 사회로 변모하고 있지. 반려동물 인구가 2천만이라던데, 왜 이렇게 늘어나겠어? 인간보단 강아지가 '반려'하기에 좀 더 믿음직해서가 아닐까. 인구절벽은 다가오고, 출생률은 미친듯이 곤두박질치고 있지. 국민연금 같은 사회보장제도도 무너질 기미를 보이고, 이런 세상에선 '돈의 힘'이 날로 강해질 수밖에 없을 거야.


현실을 무시하거나 애써 외면하지 않고 정면으로 마주보며 해결책을 도모하는 게 중요해. 돈이 왜 있다가도 없어졌을까. 천재지변에 가까운 한 인간의 불행이었을 수도 있지만, 대부분의 경우 '돈공부'의 부재 때문이 아니었을까?


Q3. 너가 말하는 '돈공부'는 구체적으로 어떻게 하는 건데?

솔직히 나도 아직 잘 몰라. (웃음) 아직 사회생활을 1년 반밖에 안 했거든. 그 기록이 내 브런치에 쌓여 있으니 참고해봐. 한 가지 확실한 건, 돈을 모으면 모을수록 자본주의를 공부하면 공부할수록 청년의 삶에서 그 무엇보다 중요한 건 '돈공부'라는 생각에 확신이 든다는 것이야. 어떤 삶을 살아가든 돈과의 1대1 승부를 피해선 안 돼.


Q4. 공감, 이해, 공존, 배려 같은 가치를 실현하는 비물질적인 삶도 중요하지 않을까?

무척 중요하지. 하지만 그것들은 모두 '풍족한 곳간'에서 나오는 가치들이야. 굶주리고 헐벗은 사람이 타인을 이해하고 공감하고 배려하려면 평범한 사람보다 훨씬 힘들잖아. 당장 내 삶이 위태로운데 어떻게 타인을 먼저 생각하겠어. 그리고 솔직히, 감정적으로 공감하고 이해하는 건 손쉽게 할 수 있지만, 내가 직접 도움이 필요한 사람의 옆으로 가고, 물질적인 지원을 하는 건 훨씬 어렵잖아. '돈공부'는 나의 돈을 어떻게 나누고, 쓸지도 포함되는 거야. 타인의 어려움에 마음으로 공감하고 감정적으로 반응하는 일도 중요하지만, 나는 내 시간을 써서 그 사람의 옆에 가서 있어주거나, 내가 가진 돈을 나눠주는 일이 훨씬 더 중요하다고 생각해. 그러려면 무엇이 필요할까? 내 시간을 임의대로 쓸 수 있는 '자유'와 타인을 도와줄 '돈'이지 않겠어?


말로만 번지르르하게 위로하고, 눈물을 잔뜩 흘리는 게 과연 진정한 공감과 이해일까. 어차피 모든 인간은 자신이 직접 경험해보지 않으면 타인을 온전히 이해하는 건 원천적으로 불가능해. 공감과 이해를 원한다면 똑같은 처지가 되어야 한다고 생각해. 예컨대 다리가 부러진 사람을 공감하고 이해하는 방법은 자신의 다리를 분지르고, 그 사람의 옆으로 가는 것이라고 믿어. 그게 어렵다면, 나의 소중한 시간과 돈을 주어야 진정한 위로와 공감이 완성된다고 생각해. 그러니 비물질적인 삶도 결국 물질적인 토대 위에서만 가능한 거지. 꽤나 유물론적인 생각이지?


Q5. 인생에 단 한번뿐인 20대인데, 즐기기도 해야 하지 않을까?

당연히 연애도 하고, 여행도 가고, 취미생활도 하면서 삶을 풍족하게 즐겨야지. 하지만 맘놓고 20대를 즐기는 청년이 얼마나 될까? 열심히 공부해서 대학에 진학하고, 눈에 불을 켜고 경쟁해서 회사에서 입사하고, 몸과 마음을 상해가면서 돈을 모으는 모습이 평범한 사람의 삶이잖아. 무작정 젊음을 탕진한다면 훗날 나이가 들었을 때 받을 '청구서'를 감당하지 못할 거야. 우리에게 필요한 건 지혜롭게 젊음을 보내는 거야. 이를 위해 중요한 건 1순위는 돈공부, 2순위는 좋아하고 잘하는 일을 찾는 것, 3순위는 평생 함께할 사람들을 만나는 것이라고 생각해.



사실, 진정 '후회 없는 삶'이 어떻게 가능하겠어? 완벽한 인간은 한 사람도 없잖아. 누구든 어떻게 살든 크고작은 후회는 반드시 한다고. 진짜 중요한 건 후회를 되도록 적게 하는 삶을 고민하는 거겠지. 삶을 통제하고 돌발상황에 적절히 대처하면서 젊음을 후회 없이 보내기 위해 무엇이 필요할까?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가장 중요한 건 당연 돈이지. 다양한 경험이든, 건강이든, 인간관계든 다채롭게 창출하고 유지하기 위해서는 돈이 필요하잖아. 결국 이야기가 돌고 돌아서 '돈'으로 최종 결정되는 느낌이지?


Q6. 숨 막히는 현실이네. 돈보다 중요한 건 정말 없을까?

내가 돈공부를 통해서 도달하고 싶은 최종 목적지가 바로 '돈보다 중요한 것을 찾는 것'이야. 나는 훌륭한 멘토들과 잘나가는 친구들과 주변 어른들의 조언에서 답을 찾기보단 스스로 길을 개척하면서 나만의 답을 찾아야 한다고 믿어. 주변의 이야기는 어디까지나 '참고사항'일 뿐, 정답이 될 수 없지. 인터넷에 떠도는 '후회 없는 20대를 보내기 위해 필요한 10가지' 이런 자료들도 골똘히 생각해보면 참 부질없어. 왜냐면 모든 인간은 단 한번뿐인 삶을 오로지 나로밖에 살지 못하니까. 


각자의 고유한 세계관에서 각자의 정답이 있을 뿐, 공통된 진리를 도출하는 건 불가능해. '연애를 많이 해라, 다양한 경험을 해라, 나만의 커리어를 쌓아라, 체력을 길러라' 이런 조언들은 부차적이고 비본질적일 뿐이야. 20대를 최대한 후회를 적게 하면서 보낼 수 있는 방법은 '나만의 돈 가치관을 세우는 것(돈보다 중요한 인생의 가치를 찾는 것)'이야.




내용이 길어져서 2부로 나눠야겠다. 2부에선 '출판 편집자의 이야기'를 중심으로 마저 셀프 인터뷰를 끝내보려고 한다. 인생의 대부분의 시간을 보내는 곳이 '직장'인 만큼, 노동은 너무나도 중요한 토픽이다. 현시대를 사는 모든 청년들에게 위안과 행복한 시간이 따르길 바라며, 오늘은 이만 마친다.


To be continu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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