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8월은 내게 있어서 특별한 달이다. 사회생활(회사에 입사)한 지 만 2년이 되는 달이기 때문이다. 시간이 참 빠르다. 짧은 기간 동안, 돈 공부에 심혈을 기울여왔고, 연평균 3000만원씩 돈을 모았다는 사실은 내게 있어서 무척이나 큰 만족감과 보람을 느끼게 해준다. 그동안 현행법상 불법인 일, 남에게 피해 주는 일 빼고, 내가 할 수 있는 범위 안에 있는 돈벌이를 거의 전부다 해본 것 같다. 자산 0원에서 시작했고, 아무런 경험도 없었고, 도와줄 사람도 주변에 없었으므로, 맨땅에 해딩하는 기분으로 이리저리 부딪히며 고군분투하는 것밖에 선택지가 없었던 지난날들. 이제 그 모든 날들은 경험치가 되었고, 한 단계 더 도약할 수 있는 발판이 되었다.
오늘은 '자본주의사회에서 돈 걱정하지 않고 사는 법'이란 주제로 글을 써보려고 한다. 솔직히 사회생활을 이제 막 2년쯤 한 조무래기 20대 사초생의 글이기에, 대단한 깊이나 통찰을 담기는 어려울 것이라 생각한다. 그냥 요즘 20대 중에선 이런 생각하는 젊은이도 있구나~ 정도로만 봐주시길 바란다. 뻔한 내용일 수 있지만, 진리는 항상 단순함 속에서 발견되는 것이라 생각한다. 뻔하고 당연한 것일수록, 단순하고 이해하기 쉬운 것일수록, 진리에 더 가깝다.
내용은 잘 모르지만, 오늘의 주제와 똑같은 책제목이다
1. 자본주의 사회에서는 돈이 매우 중요하다는 사실은 초등학생도 잘 안다. 하지만 학교나 대학, 그리고 직장에서는 아무도 '돈'을 알려주지 않는다. '밥상머리 교육'에서조차 진지한 돈교육을 받아본 사람은 거의 없을 것이다.
2. 심지어 한국에서는 돈에 대해서 심도 있게 이야기하고, 대놓고 관심을 기울이는 것에 쉬쉬하는 분위기도 있다. 특히 나이가 어느정도 있는 중장년층에서 돈을 터부시하거나 등한시하는 기조가 종종 보인다("돈 밝히지 마라, 없어보인다!").
3. 그러나 '돈'은 시간과 노력을 기차게 기울여서 '공부'하지 않으면 도통 알 수가 없는 대상이다. 돈은 단순히 물건과 서비스를 구매하기 위한 재화일 뿐 아니라, 인간 심리와 문화 그리고 교육과 산업, 일상생활과 교통까지 인간의 삶의 모든 것에 지대한 영향을 끼친다.
4. 그만큼 중요하고, 광범위한 영역을 포괄하는 대상이기에, 돈을 넓고 얕게라도 알려면 상당한 노력이 필요하다. 추상적으로 말하자면 돈의 흐름, 돈의 속성, 돈의 위험성 같은 것들.
5. 부모로부터 엄청난 돈을 상속받지 못하는 대다수 평범한 사람들 입장에선, '스스로 알아서' 돈을 모아서 자신의 삶을 꾸려나가야 한다.
6. 돈을 모으는 방법은, 말이야 무척이나 간단하다. 첫째, 전문직 자격증을 따든, 스펙을 쌓아 회사에 들어가든, 경력을 쌓든 해서 자신의 몸값을 올린다(노동소득). 둘째, 적절한 주식투자를 통해서 투자소득, 현금(배당금)흐름을 만든다. 셋째, 부동산 투자를 통해서 임대료를 받거나, 시세차익을 거둔다. 넷째, 부모에게 상속받는다. 다섯째, 개인사업을 한다. 여섯째, 연금을 수령한다. 일곱째, 복권 등에 당첨된다.
7. 복권 당첨 확률은 830만 분의 1이다. 일곱번째 방법은 없는 셈 쳐도 무방하겠다. 국민연금, 공무원연금 등은 미래에 필연적으로 고갈되거나, 혹은 현재보다 크게 줄어들 예정이므로, 전혀 기댈 수 없는 대상이다.
8. 대부분의 사람들은 첫번째 방법을 주로 사용한다. 열심히 일해서 월급을 받는 것. 그리고 몇몇 사람들은 두번째나 세번째 방법에도 관심을 기울인다.
9. 월급만으로는 노후준비도, 주택마련도, 물질적으로 여유로운 생활도 매우매우 달성하기 어려운 일이다. 대한민국의 노인 빈곤율은 40%에 육박하며, 수도권 집값은 말도 안 되는 수준이니, 말 다했다. 게다가 매년 연봉 인상률보다 물가상승률이 더 높으므로, 첫번째 방법만 고수하는 것은 서서히 가난해지는 길이다.
10. 그래서 나는 브런치를 통해 '돈공부'를 피하지 않고 정면으로 돌파해야 한다고 이야기해왔다. 절약해야 한다고, 남들과 비교하며 소비하지 않아야 한다고, 투자법을 익혀야 한다고, 경제 지식을 충실히 쌓아야 한다고, 각종 정책을 자유자재로 활용할 줄 알아야 한다고...
11. 젊을 때에, 최대한 빨리 준비를 해놓으면, '돈이 부족해서' 걱정과 불안에 휩싸이는 삶은 피할 수 있게 된다. 물론 대부분 그럴 것이란 이야기이고, 삶에서는 어떤 일이 일어날지는 아무도 모른다.
12. 어차피 삶이란 확률 게임이라면, 확률을 조금이라도 높이는 데에 집중해야 한다. 자본주의에서는 그게 바로 '돈공부'이고. 그런데 주변을 둘러보면, 돈공부를 열심히 하는 사람을 발견하기가 무척이나 어렵다.
13. 내가 열심히 이야기를 해도, 내 주변 지인들은 거의 변하지 않는다.
14. 경매, 청약, 부동산 정책 등에 관심을 기울여서 '내집마련'에 성공하고, 배당주/성장주 등에 분산 투자하여 파이프라인/자본소득을 만들고, 몸값을 열심히 올려서 노동소득을 높이고, 꾸준히 절약하고 성실히 저축하여 목돈을 만들고, 부업을 통해 돈을 벌고, 정부 정책을 잘 받아먹고...
15. 위 방법만 열심히 해도, 어떻게 돈 더 벌까 욕심은 부릴지언정, 가난해서 하는 걱정은 대부분 피할 수 있게 된다. 오랫동안 꾸준히 해왔다는 전제하에 말이다.
16. 현실에 대한 불평, 불만이나, 타인과의 비교는 현실의 그 어떤 것도 바꾸지 못한다. 오히려 스스로를 갉아먹고 말 뿐이다.
17. 하지만 돈공부는 상당한 절제력과 시간을 요구하고, 긴 인고의 시간을 버텨야 하고, 하기 싫은 공부와 일을 많이 해야 하기에 많은 사람들이 하지 않는다. 그래서 나는 굳이 돈공부해야 한다고 외치는 게 어떤 의미가 있는지 자문하게 된다.
18. 현실적인 지표들과 증거들을 보이면서, 왜 해야 하는지 이유를 설명하는 것은 단순히 겁을 주는 것만으로 끝나는 것은 아닐까.
19. 생각한 대로, 계획한 대로 움직이려고 노력하지 않으면, 삶의 거대한 흐름에 휩쓸려 갈 수밖에 없지 않을까. 하지만, 노력을 할 만한 의지도, 힘도, 정보도, 동기부여도 없는 사람들에게 내가 할 수 있는 것이 있을까.
20. 자본주의 사회에서는 돈이 없으면 매우 비참해진다. 『임계장 이야기』 같은 책을 통해서도, 뉴스를 통해서도, 주변을 조금만 둘러봐도 이건 쉽게 알 수 있다.
21. 무소유를 실천하거나, 특정 종교에 기댄다면 비참해지지 않을 수 있다. 하지만 그건 본인이나 그런 것이고, 가족들은 매우 힘들어질 것이다. 어쩌면 본인도 큰 병에 걸리거나, 돈이 없어서 설움을 겪으면 생각이 180도 바뀔 수도 있고.
22. 미래가 뻔히 보이는데, 삶은 B와 D 사이의 C라서 선택을 강요하는데, 사실상 자본주의 사회에서 살아남는 방법은 '돈공부'밖에 없는데, 이토록 슬프고 안타까운 현실을 어찌해야 할까.
23. 누군가는 즐겁고 보람차게 돈공부를 해나가지만, 누군가에겐 큰 부담과 의무감으로 다가올 수 있다. 그래서 이 글을 통해 최종적으로 하고 싶은 말은 이거다.
24. "돈공부를 하기 싫은 사람이 자본주의 사회에서 행복하게, 풍족하게 살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가?" 거의 불가능에 가까워 보이는 질문이지만, 앞으로는 이 부분에 대해서도 깊이 고민해보려고 한다.
25. 대안 공동체, 기본소득 논의, 적게 벌고 적당히 자족하는 삶, 비물질적인 행복 찾기 등등. 다양한 방법을 생각해볼 수 있겠다. 솔직히, 말은 얼마든지 할 수 있지만, 과연 실현할 수 있을지는 의문이 드는 방법들이다.
돈에 대한 진지한 고민은, 아무리 피하려고 해도, 언젠가는 반드시 직면해야 하는 순간이 찾아온다. 그간 돈공부를 피해왔다면, 엄청난 가격이 적힌 '청구서'를 받아들지도 모른다.
그냥 살기도 피곤하고 힘든 세상인데, 참 어려운 생각이다. 그러나 한 가지 분명한 것은, 하늘이 무너져도 솟아날 구멍은 반드시 있다는 것. 어딘가에 나한테 맞는 방법은 반드시 존재한다. 오늘은 여기까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