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어머니는 위암 초기다. 초기다 보니 내시경 시술로 치료가 가능하다. 형님과 내가 번갈아 가면서 병원에 왔다. 일차적으로 시술하고 제거한 병변을 조직검사하면 결과는 1주일 뒤에.
오늘 시술에 보호자라는 이름으로 옆에서 지켜봤다. 시술 당일부터 퇴원 시까지 물포함 금식한다. 퇴원 하는 날 죽을 먹고 퇴원이다. 시술이 잘되거나 암이 심하지 않으면 치료는 내시경 시술로 끝이고 식습관 조절과 약을 드실 것이다.
별일 없이 진행한 시술 후에 진통제도 맞고 침대에
누워 계시다가 갑자기 피를 왈칵, 응급 처치 후 지혈하고 오늘밤은 보호자 동행이 필요하다는 소견을 들었다. 나는 당일 간병이라 준비해 온 게 없다. 책 한 권, 충전기, 노트, 펜.
형님에게 오늘 보호자가 있어야 한다고 알렸다. 오늘은 내가 있기로 했으니 퇴근한 형님과 바톤터치보다 내가 있는 게 맞다는 생각과 못 이기는 척 “형님 고마워요” 하며 집에 가야 할지 잠시 생각했다.
편의점에 들러 칫솔을 사고 어머니랑 같은 단지에 사는 형님이 이불과 수건을 챙겨 왔다. 난 팬티도 스킨로션도 없다. 하루는 어떻게 보낼 수 있겠지~
계획대로라면 오늘 밤에 형님은 어머니 병실에 들러서 나랑 인사하고, 우리는 각자의 집으로 돌아가고 금요일 퇴원은 형님이 하기로 했다. 간단한 계획이 지금 다르게 흘러간다. 나랑 같이 갈치조림으로 저녁을 먹고 향기로운 이불을 남기고 간 형님~ 우리 내일 또 만나요!
간이침대에 앉아서 옆자리 어머님을 보면 참 복잡 미묘한 감정이~ 침대세팅 애매해서 나는 커튼 안으로 들어가지도 못하고 6인실처럼 있다.